아디다스·나이키, '협업 유명인 리스크'에 골머리…실적 후폭풍도
[서울=뉴시스]김근현 수습기자 = 시민들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디다스 강남브랜드센터점에서 오늘 하루만 한정 판매하는 이지부스트 350 V2 블랙 운동화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대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협업을 해온 유명 인사들의 부정 이슈로 골머리를 앓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부정 이슈가 터지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이들 셀럽과 빠르게 결별한 후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지만, 이로 인해 매출 볼륨이 쪼그라들어 실적이 고꾸라지는 모습도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억200만 유로 흑자에서 3300만 유로 적자로 돌아섰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미국의 유명 힙합가수 '예(칸예 웨스트)'와 협업을 시작했다. 2015년엔 예와 손잡고 '이지(Yeezy)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는데 첫 협업 제품인 '이지부스트 750' 신발은 발매와 동시에 완판될 만큼 인기를 누렸다.
이후 바로 두 번째 협업 상품인 '이지부스트 350'를 선보였고, 이지시리즈의 연이은 대박으로 아디다스는 신발에 이어 의류라인까지 포함한 토털 컬렉션을 출시하며 예와의 협업을 넓혀갔다.
외신은 이지 브랜드의 매출은 연간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블룸버그는 이지 시리즈 신발 가치를 30억 달러 규모로 평가했고, 실제 아디다스의 전체 매출에서 이지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달할 만큼 크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10월 예가 개인 SNS에 유대인 혐오, 나치 찬양 발언 등을 올리며 부정 이슈가 발생하자 그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외신에 따르면 결별로 인한 아디다스의 손해액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예와의 결별로 아디다스는 이지 시리즈의 생산을 종료했고, 그의 이름이 붙은 상품을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디다스가 떠안게 된 재고만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재고 부담이 커진 아디다스는 남은 제품 중 의류를 제외한 신발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재고를 빠르게 털어내기 위해 각종 할인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1분기 적자 전환이라는 부진한 실적을 가져왔다.
아디다스 뿐 아니라 나이키 역시 오랜 기간 협업해 온 아티스트 톰 삭스와의 결별 위기에 놓여 있다. 그가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나이키는 "관련 혐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이키는 2012년 톰 삭스가 디자인한 운동화 '마스 야드'를 출시하며 그와 협업을 시작했다. 나이키는 운동 선수를 위한 스니커즈에 강하지만, 톰 삭스의 '마스 야드'는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기계 기술자를 위한 스니커즈라는 콘셉트로 출발했다.
나이키와 톰 삭스는 10년간 스니커즈뿐 아니라 다양한 의류 라인을 함께 선보이며 협업을 강화했고, 지난해에는 '제너럴 퍼포즈 슈'라는 새 스니커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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