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비싼 '캐시미어' 패션 잘나간다는데…인기 비결은
비용 한정된 상황서 고가 상품 투자 심리 높아져
유행 타지 않는 고급 소재 '캐시미어' 패션 인기
빈스 FW 캐시미어 화보(사진=L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불황에도 고가의 '캐시미어' 패션은 잘 나가는 모습이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패션업계의 실적 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려 값비싼 고급 소재를 이용한 패션 수요는 급증하는 모습이다.
자잘한 아이템 소비는 줄이면서 소장 가치가 높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고급 소재 아이템에 지갑을 여는 '양극화 소비'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16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섬유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고가의 캐시미어 소재 패션 매출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하며 불황을 비껴갔다.
LF에서는 최고급 캐시미어로 유명한 브랜드 '빈스(Vince)'의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 캐시미어 아우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배(560%)가량 급증했다. 스웨터를 포함한 빈스의 캐시미어 아이템 전체 매출은 10%가량 증가했다.
'조용한 럭셔리'를 의미하는 올드머니룩 트렌드가 지난해 초부터 겨울까지 이어지며 가격은 다소 높더라도 아이템 하나만으로 세련미를 부각할 수 있는 고급 소재의 겨울 아이템이 주목받은 영향이다.
델라라나 FW 시즌 패션(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Della Lana)' 역시 최고급 캐시미어, 울 등 고급 소재에 중점을 둔 브랜드인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특히 지난 FW 시즌 출시한 캐시미어 컬렉션은 대부분의 제품이 빠른 리오더(재입고)가 진행됐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델라라나에서 300만원에 육박하는 '더블 브레스티드 캐시미어 롱코트'는 고가임에도 올겨울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으로 꼽힌다.
이 같은 패션 수요 트렌드로, 롯데홈쇼핑에서는 지난해 '캐시미어 100%' 상품 주문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했고, 단독 브랜드 중 평균 판매 가격이 60만원가량으로 가장 높은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고요'는 론칭 방송에서 10분 만에 1000벌이 판매되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 흐름에 대해 비용이 한정된 상황에서 고가 상품에 투자하려는 심리로 설명한다. 그런 만큼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스타일을 추구한다.
빈스는 지난해 초부터 이어지는 '올드머니룩' 트렌드를 반영해 FW 패션 트렌드 컬러로 꼽힌 '그레이(GRAY)'를 시즌 키 컬러로 잡고, 절제된 세련미를 부각했다.
델라라나 역시 유행에 민감한 패션보다는 고급 소재를 사용한 기본 아이템, 눈에 띄는 원색 대신 베이지·화이트·브라운· 블랙 등 튀지 않는 뉴트럴 컬러를 사용해 특유의 개성과 고급스러움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가심비와 가성비가 확실하게 갈리는 양극화 소비가 뚜렷해진 데다 올드머니룩 트렌드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최고급 소재인 캐시미어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하나를 사더라도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좋은 소재의 기본 스타일을 찾는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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