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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소방본부 신축건물 '스프링클러 없다' 논란

등록 2019.06.10 15: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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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조항 적용해 건물 전체에 스프링클러 설치안해

예산 문제로 설계 미반영… '소극적 행정' 비난 자초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의정부소방서 합동청사 공사현장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의정부소방서 합동청사 공사현장

【의정부=뉴시스】배성윤 기자 =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의정부소방서가 함께 사용하게 될 합동청사가 지난해 3월 착공 이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청사 건물 전체에 화재 사고에 대비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는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소방대가 조직된 청사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계 법령에 따라 설계에 반영하지 않은 것인데, 화재는 순식간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소방조직이 큰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데도 새로 짓는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조직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10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본부는 지난 2018년 3월 의정부시 금오동 광역행정타운에서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의정부소방서 합동청사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부지 매입비 118억원을 포함해 총 380억원이 투입돼 대지 9061㎡, 연면적 1만 837㎡,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되는 합동청사는 당초 2019년 12월 공사를 모두 마칠 계획이었으나, 사업부지 내 토양오염으로 공사가 한때 중단되면서, 준공시기가 오는 2020년 5월로 늦춰졌다. 5월 말 현재 공정률은 20% 정도를 보이고 있다.

합동청사에는 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의정부소방서의 사무공간, 종합상황실, 의용소방대 사무실, 훈련시설 등이 들어서며, 약 350명의 근무인원과 20여대의 소방차량이 배치된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합동청사 기공식(2018년 3월 8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합동청사 기공식(2018년 3월 8일)

이런 가운데 66면의 주차장이 자리하는 지하 1층은 물론 1~6층 등 건물 전체에 스프링클러가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소방대가 조직되어 24시간 근무하고 있는 청사 및 차고는 스프링클러 제외가 가능하다는게 북부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이다.

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설치에 3억~4억 원의 예산이 소요돼, 관련 규정에 근거한 예외규정을 적용하게 됐다"며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지만, 예산 문제로 결국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해 지하층이 1000㎡이상의 업무시설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합동청사의 지하 1층 면적이 2239.1㎡이기 때문에 설치 대상이 된다.

단순히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조항만을 적용해, 신축 건물에, 그것도 소방본부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한 소방공무원은 "총공사비에 비해 예산이 많이 소요되지도 않는데, 소방본부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화재 피해는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소방공무원들이 잘 알고 있는데, 설계 자체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방공무원은 "경기북부 11개 소방서와 북부 소방공무원 2700여 명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될 북부소방재난본부 새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을 누가 생각이나 하겠느냐"며 "동료 직원으로서 비난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소방공무원들의 소극적 행정으로 볼 수 있고, 공사가 더 진행되기 전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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