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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국내 최초 향토민요 박물관"…서울우리소리박물관 개관

등록 2019.11.21 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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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민요 2만곡 수집·아카이빙해 경험할 수 있게 제작

음원감상실·상설전시실·영상감상실·우리소리 아카이브 구성

"민요에는 민족정서 녹아있어…전통문화로 소통하는 집결지"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허름한 초가집 안에서 베를 짜며 흥얼거리는 아낙네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 옆에서는 소를 몰고 논과 들로 이동하며 불렀던 초동들의 소리,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며 마음을 달래는 애절한 곡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서울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향토민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1일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해 "국내 최초로 우리 향토민요들을 모으고 보존할 박물관이 생겼다"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첨단기법을 활용해 ‘소리’라는 테마를 시각적으로 잘 풀어냈다"고 말했다.

‘향토민요’는 일정한 지역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다.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 '통속민요'와 달리 민중들의 입을 통해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의 삶과 정서는 물론 언어적 특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에 개관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음원 2만곡을 수집·아카이빙해 시민 누구나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2만개의 음원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서 전국 900여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1만8000여곡을 내놨고 무형문화재와 국악인 등도 직접 기부했다.

또한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LP음반, 공연의상 같은 실물작품 5700여 점도 보존돼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박물관은 지상 1층~지하 2층(연면적 1385㎡)에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1층) ▲영상감상실(지하2층) ▲우리소리 아카이브(1층 별채)로 구성돼 있다.

창덕궁을 마주한 고풍스러운 한옥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카페 같은 1층 ‘음원감상실’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작곡가도 모르고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노랫자락을 들으며 노동과 놀이, 장례 등 민중의 삶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 강과 바다, 논과 밭, 장례 같이 향토민요가 불렸던 장소를 3D모형과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조이트로프) 장치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 및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1층 별채에 마련된 ‘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다. 아카이브에서는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 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 맞은 편에 위치한 '서울돈화문국악당'과 함께 우리 전통음악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보존·계승하는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민요에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녹아있다"며 "일제강점기 일본이 문화말살정책을 거세게 펼쳐 우리 말과 글을 쓸 수 없게 할 때에도 사람들은 민요를 부르고 마음을 위로하며 민족혼을 계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2년 세계인권대회에 갔을 때 몽골사람들이 부르던 민요가 우리와 매우 비슷했다"며 "한국 민요만이 아니라 민족적 이동 경로속에 포함된 민요까지 모아야 된다고 최성일 관장님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박물관이 300개가 넘는다"며 "서울에도 더 많은 박물관을 지어 문화적으로 빛나고,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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