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출규제에…가계대출 둔화·기업대출 역대 최대(종합)

등록 2021.11.10 14:48: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업대출 10조3000억↑…가계대출 풍선효과

가계대출 5조2000억↑…주담대 4조7000억↑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가 연 3.96~5.26%로 집계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11.0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가 연 3.96~5.26%로 집계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1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대출이 역대 최고치로 뛰었다. 가계대출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월보다는 증가폭이 꺾였다. 

10일 한국은행의 '2021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5조2000억원 늘어났다.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월(6조4000억원) 보다는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와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됐으나 집단대출 취급이 줄면서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축소됐다"며 "기타대출의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전월에 이어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10월 늘어난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세자금대출이 2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4조7000억원 늘었다.

 박 차장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화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나 전세자금 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보다 축소된 것은 집단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큰데, 집단대출이 줄어든 것은 대출 총량관리 등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이번 달 중도금이나 이주비, 입주에 따른 잔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세는 주춤했다. 기타대출은 10월 5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대출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다.

박 차장은 "신용대출이 지난 8월이후 소폭 느는데 그치고 있는데 대출 규모를 연소득 한도 내로 제한하고 있고 심사도 강화하고 있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며 "가계대출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인상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도 시차를 두고 꾸준히 가계나 개인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비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고강도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1000억원 늘어나 전월(7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주담대는 5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7000억원) 보다 1조4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지난달 8000억원 늘어 전월(1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9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상호금융이 증가폭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올 7월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등 안정세를 점차 찾아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정책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기업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 규제가 기업대출로 옮겨가는 '풍성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0조원3000억원 증가한 105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같은 월 기준으로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등에 따른 자금 수요 영향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 하면서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 차장은 "전반적인 흐름은 아닐 수 있지만 일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넘어선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하면서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대출을 완화하고 가계대출은 더 엄격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기업대출을 견인한 건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대출은 8조원 늘어난 881조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수요와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의 영향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도 2조6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은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난 17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재취급,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 발행은 금리 변동성 확대와 전월 선발행 확대의 영향으로 2000억원 순발행 돼 규모가 축소됐다. 주식발행은 기업공개가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줄어든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