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더 센 대출한파..."상환능력따라 빌려준다"[新대출규제가 온다①]
가계대출 총액 2억 넘으면 DSR 적용
오는 7월부턴 1억 초과시 규제 대상
[서울=뉴시스] 정부가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려주고, 빌린 돈은 처음부터 나눠갚도록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단계별로 적용할 계획이었던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시행 시기를 앞당겨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취급 관행을 확산시키고, 분할상환 비중을 높여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차주별 DSR 조기 시행으로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취급 관행을 확산시키고, 분할상환 비중을 높여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난해(5~6%) 보다 낮춘 4~5%대로 낮춰잡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3년 7월 전면 시행을 목표로 '차주단위 DSR'을 3단계에 걸쳐 진행하려 했었다. 이에 지난해 7월부터 1단계로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와 연소득과 관계없이 총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 차주단위 DSR을 적용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각종 규제에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르게 몸집을 불리자, 당국은 2·3단계 시행시기를 각각 6개월, 1년 앞당겼다.
따라서 이날부터 기존대출과 신규대출 신청분을 합산해 총 대출액이 2억원, 7월부터는 1억원이 넘으면 차주별 DSR 규제 40%(2금융권 50%)가 적용된다. DSR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유가증권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DSR 40% 규제가 적용된단 것은 연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을 갚는데 쓸 수 없다는 뜻이다.
2단계 제도 시행으로 인해 ▲신규로 대출을 받아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게 되는 가계차주가 받는 가계대출 ▲제도 시행 이전 이미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한 가계차주가 시행일 이후 신규로 받는 가계대출 ▲제도 시행 이전부터 차주단위DSR을 적용받던 가계차주가 이후 신규로 받는 가계대출이 규제 대상이 된다.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은 실제 사용금액이 아닌 한도금액 기준으로 적용된다.
예컨데 지난해 5월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고 8월 주택담보대출 1억3000만원 받은 차주가 2단계 시행 이후인 오는 3월 2000만원의 신용대출을 추가 신청하면, 차주단위 DSR 적용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대출의 증액, 재약정, 대환, 채무인수 등의 '신규대출'은 규제 대상이 되나, 기존대출을 기한연장 하거나 금리 또는 만기 조건만 변경하는 대환·재약정의 경우 등은 제외된다. 제도 시행 이후 기존대출을 만기연장하는 경우에는 총액이 2억원을 넘더라도 차주단위DSR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기존에 2억원을 넘는 대출이 있을 경우, 기존 대출의 단순 만기연장에 대해선 규제가 적용하지 않지만 금액을 늘리거나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차주단위 DSR 적용대상인 차주가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 총대출액이 2억원 이하가 된 경우에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전세금과 중도금 대출 등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위는 전세자금과 중도금 대출 등 ▲소득 외 별도 재원으로 상환이 인정되는 대출 ▲정책적 필요성에 따라 취급한 대출 ▲소액 대출 등 적용실익이 크지 않은 대출 등은 DSR 수준에 관계없이 추가 대출 취급을 가능토록 했다.
이번 2·3단계 조기 도입으로 규제 적용 대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받는 '차주별 DSR 2·3단계 적용대상' 자료에 따르면 2단계가 적용되는 총 대출액 2억원이 넘는 대출자는 전체 차주(1999만686명) 중 13.2%(263만9635명), 3단계에 해당하는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29.7%(595만3694명)에 달한다.
2금융권 대출 더 조인다…카드론도 DSR에 포함
차주단위 DSR 산정에 카드론도 포함된다. DSR 산출만기는 원칙적으로 최장 3년의 '약정만기'가 적용된다. 당초 카드론은 오는 7월부터 DSR 규제에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시행을 앞당기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는 카드론을 차주단위 DSR에 포함할 경우 대출 최대 한도가 20%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주담대 1억8000만원(연리 2.5%, 30년만기, 원금균등상환, 비규제지역 소재), 신용대출 2500만원(연리 3.0%, 만기일시상환)을 보유한 연소득 4000만원 차주가 카드론 800만원(연리 13%, 만기2년, 원금균등상환)을 신청하는 경우, 차주단위DSR 적용 전엔 금융사에 따라 800만원까지 가능했지만 앞으론 636만원(DSR 50%) 이내로 한도가 20.5% 줄어든다.
DSR 계산시 대출 산정만기도 이날부터 크게 축소된다. 지금은 DSR 산출시 대출만기를 최대 만기 등으로 일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젠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대출별 '평균만기'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은 7년에서 5년,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다. 현재 평균만기는 각각 4.6년, 8.2년이다. 산정 만기가 줄어들면 DSR이 높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결혼·출산 등 실수요는 연소득 1배 대출제한서 예외…특별한도 적용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들은 최근 특별한도는 연소득의 0.5배 이내로 하고, 자금용도를 감안해 최대 1억원 이내로 운용하는 내용의 '신용대출 연소득 한도 관련 실수요자 지원확대방안'을 마련했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출, 정책서민금융상품에도 일부 예외조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중·저신용자 대출과 서민금융상품에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에는 차주단위DSR 2단계 조기시행 등으로 가계부채가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기반해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은 4~5%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목표로 관리하고, 내년도 실물경제 흐름, 자산시장 변동성, 금융시장 동향 등을 보아가며 미세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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