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에…원달러환율 1220원대로 하락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8.31포인트(1.09%) 내린 2622.40에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0포인트(1.29%) 하락한 870.14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마감했다. 2022.03.08. [email protected]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8분 현재 전 거래일(1237.0원)보다 10.6원 내린 1226.4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2.0원 내린 1225.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부터 10원 넘게 급락하면서 전 거래일에 급등했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 8일에는 1년 9개월 만에 1230원을 돌파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로 국내 증시가 휴장 했던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으로 전 세계 수출량의 11%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은 모든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다"며 "이는 푸틴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철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당 대표인 데이비드 아라카미아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NATO에 들어가지 않고 미국과 중국 등이 개입하는 또 다른 안보동맹을 만들어 가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기대에 10% 넘게 하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9일 OPEC에 산유량 확대를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OPEC 플러스는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기존 방침을 유지해왔다. 이라크 역시 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요청할 경우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혀 증산 기대를 높였다.
같은 날 미국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49% 폭락한 배럴당 110.7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장중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7월 22일(배럴당 132.07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12.03% 하락한 배럴당 112.5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20년 4월 21일(-24.4%) 이후 근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유가 급락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큰 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653.61포인트(2.00%) 상승한 3만3286.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277.88로 장을 마치면서 107.18포인트(2.57%)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0.00포인트(3.59%) 상승한 1만3255.55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5.94% 급등한 1.95%대로 상승했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가 급등세가 소폭 진정됐고 우크라이나도 NATO 가입 의사를 철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20원 초반 구간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간 상승폭이 컸던 만큼 하락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우크라이나의 대화 요청에 러시아가 답변하지 않고 있는 등 위험회피 심리로의 전환도 가능한 만큼 환율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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