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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휘는 주담대 금리①] 7% 넘어 8% 간다

등록 2022.04.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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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담대 평균 금리 3.88%…9년來 최고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기준 '코픽스'가 1.70%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해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1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안내문 모습. 이에 따라 KB국민, 우리, NH농협은행 등의 신규 취급액 연동 주담대 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03.1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기준 '코픽스'가 1.70%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해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1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안내문 모습. 이에 따라 KB국민, 우리, NH농협은행 등의 신규 취급액 연동 주담대 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03.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은행권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근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올해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4차례 더 올려 연 1.75~2.2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평균 4%에 가까운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의 상단은 연말 8%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88%로 전월(3.85%) 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2013년 3월(3.97%)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28%에서 5.33%로 0.05%포인트 오르면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2014년 8월(5.38%)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증가폭은 주담대와 신용대출 모두 전달보다 축소됐다. 이에 따른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는 전월(3.91%)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3.93%를 기록해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2014년 7월(3.93%)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달 코픽스, 은행채, 국고채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월평균 코픽스는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1.70%를 기록했다. CD(91일물)은 0.11%포인트 상승한 1.50%였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은 1.62%로 전달과 같았고, 1년물은 1.93%로 전달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5년물은 2.74%로 전달(2.52%) 보다 0.22%포인트 올랐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집단 대출금리가 오르고 일부 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 등으로 일반신용 대출금리도 오르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 연준이 5월과 6월 0.5%포인트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국채와 은행채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은행채, 국고채 등 지표금리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지표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뛸 수 밖에 없다.

시장 금리는 최근들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3%를 넘어서고, 3년물 금리도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속 움직임과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경계감 등 대내적 요인이 가세한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1일 전장보다 0.005%포인트 내린 1.556%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1.574%로 2019년 7월 18일(1.575%)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정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81%포인트 오른 3.181%로 마감됐다. 은행채 5년물은 지난달 28일 3.229%로 2014년 7월 9일(3.038%) 이후 7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었다. 같은 해 6월 9일(3.25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날 국채 3년물 금리도 연중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고, 3% 아래로 내려갔던 10년물도 다시 3%를 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21%포인트 상승한 2.784%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2.747%)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뛰어 넘었다. 2014년 6월 12일(2.789%)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다시 3%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38%포인트 상승한 3.007%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3.031%)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 보다는 낮다. 5년물 국채 금리는 0.086%포인트 상승한 2.942%를 기록했고, 20년물 역시 0.027%포인트 상승한 2.981%를 기록하는 등 전 구간 상승했다.

문제는 높아진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채권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 금리는 가계대출의 지표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뛸 경우 대출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다 .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에 이어 6월과 7월, 9월에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비롯한 상당수 연준 인사들이 '빅스텝'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 인사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다른 지역 연준 총재들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둘기 성향의 지역 연은 총재에 이어 연준 내 3인자인 뉴욕 연은 총재까지 빅스텝을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3.91%)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3.93%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8%로 전월(3.85%) 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2013년 3월(3.97%)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3.91%)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3.93%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8%로 전월(3.85%) 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2013년 3월(3.97%)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슈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점도 채권 시장 약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도 부담이 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지원하기 위한 2차 추경 예산 규모를 놓고 윤석열 당선인 측과 정치권에서 35~50조로 의견이 오가고 있는 점도 채권 시장에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적자국채 편성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금리 상승폭이 커졌다. 윤 당선인 측은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2020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편성성때에도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자원은 8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세계잉여금과 재원 마련 계획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50조원의 추경을 편성하려면 최소 25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에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어 악재로 작용한다.

여기에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르면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2~4차례 더 인상돼 올해 말까지 1.75~2.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담대 등 대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그동안 물가보다 성장을 더 중시하는 발언으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성향으로 알려진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TF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에 한국은행이 분명 시그널을 주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채권 시장에서는 매파적이라는 해석을 내놨고, 하룻 새 국채 3년물이 12bp나 오르는 등 채권 시장에 약세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대외적으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국내 기준금리가 2.25%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시장에 약세로 작용하고,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가 8%대로 뛰어 오를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금리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7회 인상해 연말 1.75~2.0%가 되고 내년 말까지 2.5~3.0%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미국이 예상 경로대로 정책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2.75~3.0%까지 올라 현재 4~6%대인 대출금리가 8%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루동안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지난달 2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섰는데 이날 선도금리는 한국 기준금리가 올해 9월 2.25%, 내년 3월 2.75%를 가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도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을 기존 두 차례(7월, 4분기)에서 세 차례로 변경한다"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5월, 8월, 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한은 기준금리 전망치가 올해 말 2.00%, 내년 말 2.25%로 일제히 상향됐고, 내년 말 전망치는 2.50% 가능성도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현재 한은 기준금리 대비 국고 3 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1.41%포인트를 기록중으로 4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화 여부는 인플레이션의 중장기화 여부와 그에 연동되는 미 연준의 정책 정상화 속도에 달려있다"며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경기 및 물가 판단 또한 주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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