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주택공급 구원투수로…PF정상화펀드 2조원으로 확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부동산R114 시세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약 1년 만에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9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2023.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금융권이 주택공급 시장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보증을 늘리고 사업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적극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돈맥경화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26일 정부가 제6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서 금융분야는 민간 주택건설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PF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개발 사업이 지연·취소되는 등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의 이번 대책에서 금융분야는 충분한 공적보증을 제공하는 동시에 정책·민간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도 강화한다는 해법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업장 여건별로 정상 사업장의 경우 원활한 자금 조달에, 부실 또는 부실우려 사업장의 경우 재구조화를 통한 사업성 제고가 핵심이다.

사업성은 충분하지만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공적보증 기관인 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PF대출 보증 규모를 10조원 확대키로 했다. 주금공이 5조원에서 10조원, HUG가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리는 것이다.

정상 PF 사업장과 건설사에 대한 자금공급도 확대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은 기존 PF사업장·건설사지원 프로그램에서 남은 재원 4조2000억원에 중소 건설사 보증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한도를 3조원 추가해 총 7조2000억원 이상 규모로 부동산 PF 및 건설사 지원에 나선다.

민간금융기관도 KB금융·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PF 사업장 대상 차환과 신규대출 등 적극적인 금융 공급으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부실 또는 부실우려 사업장과 관련해서는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성이 높아진 사업장에 신규자금을 공급하는 'PF 정상화 펀드'를 당초 1조원에서 2조원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우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조성키로 한 PF 정상화 펀드는 총 1조1000억원 규모로 이달 중 조성을 완료하고 실사가 완료된 사업장 대상으로 매입을 위한 입찰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캠코와 민간 투자자가 일대일 매칭을 통해 자금을 조성하는데 신한·국민·NH·우리 등 4개 금융지주와 민간투자자 참여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권 자체적으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따로 조성해 PF 사업 재구조화가 필요한 사업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우리·NH·기업은행 등이 6000억원, 저축은행과 여신업권이 4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 만기연장, 이자유예, 채무조정 등을 통한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PF 대주단 협약도 계속해서 운영한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지원을 늘리는 것은 자칫 금융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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