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엔·위안' 공정한 경쟁의 장에 놓일 것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통화 평가 절하(currency devaluation)와 관련, 나는 오랫동안 불만을 토로해 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일본, 중국이 공정한 경쟁의 장(a level playing field)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공정해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교역과 다른 것들(other things)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미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공정해야하고, 우리는 그것을 공정하게 만들 것(we will make it fair)”이라고 부연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대미 무역흑자를 늘리는 등 불공정 교역 행위를 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1일 제약사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엔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특히 일본의 불공정 행위에 침묵해온 미국을 ‘얼간이(dummy)'에 빗대며 이러한 행태를 더 이상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공정한 경쟁의 장'을 어떤 식으로 확보할 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또 ‘공정한 경쟁의 장’이 무엇인 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일본은행의 국채 이자율 통제 능력(ability)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편, 외환 시장은 두 정상의 이날 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제조업 부활'의 기치를 들고 제조업 강국인 일본, 중국, 독일 등과 각을 세워온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 정책'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충격파는 미미했다. 통신은 통화 트레이더들이 트럼프의 기자회견 발언이 전해지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이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를 유도한 것으로 본 것이다. 달러는 이에 따라 ‘1달러=113엔’으로 떨어졌으나, 다시 빠르게 반등했다고 통신은 뉴욕의 트레이더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의 외환트레이더인 민 트랑(Minh Trang)은 “이러한 압박(presser)은 확실히 중요하지만, “시장의 일시적 동요(gyration)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움직일만한 것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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