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 김환기 '우주' 갤러리현대 왔다...낙찰후 국내 첫 전시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공개
갤러리현대 "낙찰자는 재미교포...8년만에 다시 전시"
한국 대표 작가 40명 70여점 소개 '한국 근현대미술사 한 눈'
코로나로 온라인 전시...현장 관람은 5월 12일부터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이 열리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현대(현대화랑)에서 한 관람객이 김환기 화백의 '우주'를 관람하고 있다. '현대 HYUNDAI 50'에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우주 05-Ⅳ-71 #200'와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대표작가 40명의 70여 점이 전시된다.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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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지난해 11월 한국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국내 전시에 나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삼청로 갤러리현대(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에 공개됐다.
경매 낙찰 이후 한국에 최초로 선보여 ‘환기 블루’의 숭고한 감동을 전한다. 크기 254x254㎝로 김환기의 작품 중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로, 경지에 이른 김환기 추상회화의 정수로 평가된다.
수직으로 긴 양 화면의 원 이미지가 조화롭게 대칭을 이룬 모습으로, 화면 상단의 점들이 원을 그리며 아래로 진동하듯 확장된다. 실제로 그림앞에서 서면 무한한 공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을 채운 ‘점’ 하나하나는 우주를 구성하는 빛나는 별이자, 작품의 제목처럼 우주 그 자체를 상징한다.
갤러리현대 도형태 대표는 "2012년 갤러리현대의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전에도 전시된 이후 8년만에 다시 갤러리현대에 소개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도형태 갤러리 현대(현대화랑)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현대 별관에서 개관 50주년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특별전 '현대 HYUNDAI 50'에 전시된 김환기의 '우주 05-Ⅳ-71 #200' 를 소개하고 있다. 2020.04.21. [email protected]
도 대표는 "90년대 미국 유학시절 어머니(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와 함께 소장자였던 김마태 박사의 집에서 이 그림을 자주 접했다"면서 당시 어머니께서 이 작품은 반드시 '한국에 돌아가야한다'고 볼때마다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이뤄져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김마태 박사는 김환기의 주치의로 이 그림을 40년간 소장했다가 경매에 부쳤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1억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구매 수수료를 포함하면 약 153억4930만원(1억195만5000 홍콩달러)이다.
한국 미술품도 100억 돌파라는 신기록을 쓴 작품은 낙찰자에 대해 초점이 모아졌지만 신원은 공개됐지 않았다. 해외 컬렉터가 구매했다는 설과, 전 동원건설 손자인 송자호씨가 낙찰자라는 입소문이 돌았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면 이날 갤러리현대 도형태 대표는 "낙찰자는 재미교포로 알고 있다"며 "'우주'는 국내가 아닌 홍콩에서 들어와 전시됐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낙찰후 어딘가에 칩거(?)하지 않고 국내 화랑에 전시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미술품중 가장 비싼 작품을 직접 감상할수 있어 미술애호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이 열리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현대(현대화랑)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현대 HYUNDAI 50'에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우주 05-Ⅳ-71 #200'와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대표작가 40명의 70여 점이 전시된다. 2020.04.21. [email protected]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특별전은 1970년 개관전부터 현대화랑과 인연을 맺어온 작가와 컬렉터들의 의리가 빛나는 전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70여점을 소개, 갤러리의 역사는 물론 국내 근현대미술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할수 있다.
현대화랑 본관의 1층과 2층 전시장은 서양화가 권옥연, 김상유, 도상봉, 문학진, 박고석, 변종하, 오지호, 윤중식, 이대원, 임직순, 장욱진, 최영림 등의 작품을 통해 시대의 흐름과 작가의 개성에 따른 한국 서양화의 구상미술 계보와 다채로움을 한 장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객을 처음 맞는 작품은 ‘한국의 인상주의 화가’로 불린 오지호의 '수련'(1957)과 '항구'(1972). 1973년 갤러리현대의 '오지호 화백 근작전'을 위해 발행한 리플렛의 표지를 장식한 작품이다. 한국의 사실주의 아카데미즘의 거장인 도상봉의 정물화 2점 '정물'(1954)과 '라일락'(1972), 풍경화 '고관설경'(1969)도 전시된다. 1950년대 도상봉 정물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정물'은 소문난 백자 애호가였던 작가의 관심과 ‘취향’이 잘 살아 있다. 작은 백자에 라일락이 쏟아질 듯 풍성하게 담긴 '라일락'은 1973년 현대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구매한 소장가가 현재까지 간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개관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이 열리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현대(현대화랑)에서 한 관람객이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현대 HYUNDAI 50'에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우주 05-Ⅳ-71 #200'와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대표작가 40명의 70여 점이 전시된다.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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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서양화가, 박수근과 이중섭의 대표작도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갤러리가 마련한 몇 차례의 회고전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 재조명을 받았으며, 나아가 ‘국민 화가’의 반열에 올랐다. 갤러리가 개최한 전시가 미술계 나아가 한국사회와 문화예술계에 미친 긍정적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전시는 시대와 전시 공간, 주제에 따라 1, 2부로 나뉘어 7월 12일까지 3개월 동안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 17일부터 열린 전시지만 주요 출품작은 현재 갤러리현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관람할수 있다. 현장 관람은 5월 12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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