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화백 작품 위조범, 1심서 징역 4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우환 화백이 위작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 13점을 검증하기 위해 27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중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6.06.27. [email protected]
"전문적인 방법으로 조직적 사기 저질러"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이우환(81) 화백의 작품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화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18일 사서명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위작(僞作) 총책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사서명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위조사서명행사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장에서 검찰의 착오가 있었다"며 "전체 8개의 서명을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 사서명위조죄의 법정형은 높지 않은데, 사기죄의 법정형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 등 일당은 대단히 전문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나름대로의 조직을 갖춰 사기를 저질렀다"며 "국내 미술시장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고, 작가의 명예와 미술계의 신뢰성에도 깊은 상처를 입혔다. 개인이 저지른 사기 범죄보다 높은 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범죄 수익의 대부분을 취득한 C씨는 A씨·B씨와 달리 범행을 계속 부인했다"며 "증거에 관해 합리적인 답변을 하고 있지도 않고,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지만, 범행을 자백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B씨의 경우 한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으나 범행으로 얻은 이득이 크지 않다.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서양화를 전공한 B씨와 함께 지난 2012년 2월부터 그해 10월까지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 작품 3점을 모사하고 캔버스 뒷면에 이 화백의 서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골동품 판매상 C씨로부터 "이 화백의 위작을 만들어주면 이를 유통시켜 수익금의 50%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A씨와 B씨가 위작한 그림 3점을 13억2500만원 상당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 징역 5년, C씨에게 징역 1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화백은 1936년 경남 함안 출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인 모노파의 이론과 실천을 주도하며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1973년부터 1991년까지 도쿄 타마미술대학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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