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치혁신委 혁신안 놓고 '난상토론'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서포터즈' 제도 도입 등 당 문호개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당원의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당원이 아닌 일반시민들에게도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붙었다.
이와 함께 계파청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특히 혁신위가 어렵게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민주당에는 혁신을 실현할 주체와 실천의지가 없다는 정치혁신위원들의 성토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서포터즈' 도입, 당 문호개방 어디까지?
토론자들은 이날 당의 문호개방을 어디까지 해야 할 것인지, 당원들에 대한 권리는 얼마나 보장해줘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혁신위는 당의 핵심기반으로서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의 권리도 대폭 강화시킬 것을 주문하는 한편 '민주서포터즈제도' 도입을 통해 당의 온라인 공간(플랫폼)에서 일정한 활동을 통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할 경우 민주당의 당대표 및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최원식 의원은 민주서포터즈 제도와 관련, "민주당이 원내정당인지, 당원중심정당인지, 지지자정당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지지자정당으로 가려면 당원을 없애고 가는 게 맞지 않나. 어영부영 모아놨다가는 당원도 지지자도 어려워지는 정당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대의원과 당원 의사와 국민참여 의사가 상반될 때 어떻게 해결하나. 당심과 넷심이 엇갈리면서 당의 구심력이 약화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다"며 "중노년층과 조직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건 민주당의 여전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당원의 권리를 존중하는 건 좋지만 지지자들의 참여의 폭을 더 역동적으로 넓힐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회의원의 경우 공천심사위라는 불가피한 방법이 있지만 배심원 형태로 가미하는 등 직접민주주의가 의견수렴에 그치지 않고 권한으로 반영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그러나 "민주당이 문호를 여는 쪽으로 갔을 때 강한정당으로 발전하고 있었나.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역설적으로 민주당은 정당기반을 허무는 개혁을 주도해왔다"고 문호개방 수준에 대해 고민할 것을 조언했다.
진성준 의원은 민주서포터즈 제도와 관련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바닥에서 재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당원 재등록 운동 및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운동을 주장했다.
문용식 정치혁신위원은 이에 대해 "한국은 60년 민주당 역사와 한국의 실정에 기반한 고유모델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형 모델은 바로 우리가 제시한 권리당원 중심으로 하되 시민에게 개방해서 적극적으로 지지자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민주서포터즈+권리당원' 구조가 민주당의 고유모델"이라고 말했다.
◇계파청산, 문제는 어떻게?
혁신위는 계파청산을 위해 당헌·당규 변경을 최소한 전당대회 1년 전에 이뤄지도록 했다. 그 이후 개정 내용은 당해 전당대회에 적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당직 선출과 공직후보 추천 역시 모두 1년 전에 규칙 확정을 요구키로 했다.
또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경우, 외부인사 절반 이상을 포함한 9명으로 구성된 공심위위원선정위원회가 외부인사 절반 이상을 포함한 30인 이상의 공심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광역의원 후보자의 경우 공심위원회는 20인 이상으로 규정했다.
토론자들은 이에 대해 계파청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계파청산을 위해서는 단일지도체제가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진성준 의원은 계파정치 청산과 관련, "의원 개개인이나 계보 스스로가 해체를 선언하도록 촉구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당 대표에게 강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일지도체제로 (리더십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특히 "근본적 혁신은 위에서 추진하는 게 아니라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것"이라며 "신진 정치인들도 당권을 맡을 수 있도록 당 원로들의 희생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성근 상임고문은 "단일지도체제가 (계파청산에) 좋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고, 신학용 의원도 "지도체제가 10명씩 있어서 혁신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단일지도체제에 동의했다.
문용식 정치혁신위원은 이에 대해 "계파 나눠먹기가 횡행하는 이유는 계파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너무 크고 자의적으로 행사되기 때문"이라며 "공직 및 당직 인사추천권에서 외부인사를 다수로 공심위를 구성하고 배심원제로 운영하는 등 인사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혁신안, 실행은 누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치혁신위에 직접 관여했던 인사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혁신안을 만들기는 했지만 사실상 이를 실행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문용식 위원은 "누구나 재건축 수준의 혁신을 말하고 있다. 재건축을 하려면 먼저 허물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집 칸칸이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이 비켜줘야 허물 수 있는 것 아닌가. 집이 허물어져 간다고 말하면서 층층마다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비켜주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은 이어 "결국 이대로 가면 재건축은커녕 리모델링도 안 되고 도배질만 하는 것이다.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내부적으로 계파이익을 다퉈본들 뭐하겠나. 벌써 계파만 보고 달려가는 건 아닌지 절절하게 자성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해구 위원장 역시 "나는 (민주당) 밖에서 왔다. 혁신안 만들어서 내놓고 떠나면 된다"면서 "혁신안을 만들어놓으면 실행시킬 주체가 뭔가. 혁신을 안으로부터 만들어가자는 동력이 나올 줄 알았는데 50일 동안 동력이 안 나오더라"라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혁신의 주체가 없다. 아직도 걱정"이라며 "혁신은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목숨 걸고 붙어있는 사람들이 1~2년 작업해야 혁신이 만들어진다. 혁신의 주체가 형성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냈을 때 그게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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