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女의원 탁현민 의견 靑 전달하자···문자폭탄·전화 쏟아져

【서울=뉴시스】

 
 백혜련 의원 탁 행정관 비판 인터뷰에 항의 집중
 다른 女 의원에도 '가만히 좀 있어라' 등 비난 폭주

【서울=뉴시스】이재우 윤다빈 홍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여성 비하 언급'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22일 알려지면서 친문 성향 네티즌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탁 행정관은 과거 저술에서 여성비하·혐오적 서술을 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실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탁 행정관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여성의원 카톡방을 통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이 '청와대 힘빼기'가 될 수 있다며 의견 표명을 반대했으나 대다수가 의사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성명서 대신 비공식적으로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했다.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은 우원식 원내대표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여성 중진의원은 "여성의원은 대부분 다 탁 행정관의 저술이 부적절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당 분위기가 좋지 않다. 여성의원뿐만 아니라 남성의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탁 행정관의 발언내용은 도를 지나친 것은 맞다"며 "여성의원과 어제 대화를 나눠 청와대 측에 부적절한 행동이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백 의원의 인터뷰 이후 여성의원의 휴대폰이나 의원 사무실로 항의 문자와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항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터뷰를 한 백 의원의 경우 '탁현민이 뭘 그렇게 잘 못 했냐', '일개 행정관에게 왜 그러냐'는 등의 항의전화가 쉴새없이 쏟아져 의원실 업무가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 페이스북 게시물에도 항의 댓글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A씨는 "정치적 식견이 없으면 그냥 입닫고 가만히 있어라"고 비난했다. B씨는 "발언 하나하나 국민이 다 기억한다. 여당 의원이 아니길 바라며 발언에 책임있는 자세를 부탁한다"고 했다. C씨는 "내부총질 극혐하는데 정말 실망"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른 의원에게도 문자가 이어지고 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주로 항의 내용이 '가만히 좀 있어라', '문제 제기 하지 말아달라'와 같은 내용이었다"며 "백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달했다고 하니 전체적으로 여성의원에게 연락이 다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런 행동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탁 행정관이 쓴 글은 보통의 사람도 분노하는 내용이고 정말 대통령을 지지한다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여성의원에게 '정신이 나갔냐', '청와대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의원들이 이러고 저럴 일이 아니다', '탁 교수의 재능과 유능함을 강조해달라'는 문자가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허위 혼인신고' 논란으로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에 안 전 후보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고, 청와대에 부적합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었다"며 "이후 안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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