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대집 의협회장 "文케어 반드시 저지…집단휴진 등 투쟁방향 곧 결정"
당선후 '문케어' 폐지위한 전쟁선포 등 연일 강경 행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반대…예비급여제도도 철폐돼야
필수의료 비급여, 급여화 단계적 추진은 동의…복지부-민주당에 생방 토론 제안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으로 …고난이 의료행위 거절할까 걱정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으로 선출된 최대집 당선인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문재인 케어에 대해 의협이 정부에 요구하는 두 가지 원칙을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으로 선출된 최대집 당선인은 지난 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케어에 대해 의협이 정부에 요구하는 두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최 당선인은 우편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협 회장 선거를 통해 지난달 23일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로 아직은 당선인 신분이다.
최 당선인의 당선 소식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유튜브 동영상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최 당선인의 태극기 집회 참석 등 과거 정치 활동이력도 논란이 됐다. 의협회장이 일반인에게 주목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 당선인은 당선 직후 선거때부터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건강보험보장성 강화정책) 폐지를 위해 정부와 전쟁을 선포하고 연일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비 걱정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문재인 케어'를 선언하고 30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모든 비급여의 단계적인 건강보험 적용'이 골자다. 3800여개에 이르는 비급여를 의학적 타당성이나 비용효과성을 따져 타당성이 있으면 보험급여로, 부족하면 예비(선별)급여로 하되 미용성형이나 단순기능 개선에 해당되는 행위는 비급여로 존치시킨다는 것이다.
의협은 예비급여도 문제 삼고 있다. 예비급여는 전면적인 건보 적용(급여화)을 하기엔 비용 효과성 검증 등이 부족한 의료행위를 비급여로 남겨두는 대신 건강보험 체계로 편입해 정가를 매기고 환자 본인 부담을 80~90% 정도로 높게 잡거나 실시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제한하는 비급여 통제다. 최 당선인은 예비급여제도 자체를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최 당선인은 "문재인 케어에서 우리가 원하는 원칙은 두 가지다. 비급여의 전체 급여화는 절대 안되고 예비급여제도는 철폐돼야 한다"면서 "현 정부에 얘기하고 싶은 것은 임기내에 전면 급여화란 망상적인 정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문케어는) 할 필요도 없고 해서는 안된다.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 안된다. 이는 의사들의 직업 수행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의협은 또 문 케어는 의료비 걱정없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 아닌 약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임기내 비급여를 급여화하면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줄어들고 건강보험 보장률을 63.4%에서 70% 올라가지만 막대한 건보재정 지출과 건보료 인상이 뒤따라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게 최 당선인의 설명이다.
최 당선인은 다만 "필수의료 비급여의 급여화를 단계적,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동의한다"며 "역대 정부가 가져왔던 기조처럼 건보재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정확한 재정추계를 하고 급여의 우선순위를 따져 의료계와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당선인은 또 정부는 문케어가 국민들의 진료비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지만 혜택을 보는 것은 정작 실손보험사들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환자들이 비급여 비용을 실손보험을 통해 커버하고 있는데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보험금 지출감소로 손보사들의 혜택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최 당선인은 "우리나라 국민 3000만명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는데 정부가 실손보험은 빼놓고 얘기한다. 문케어 정책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보는 집단은 재벌인 손보사 밖에 없다.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까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가 문케어의 본격적인 시행을 알리는 상복부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을 강행하자 이달안에 대규모 궐기대회부터 집단휴진까지 예고했다. 이를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환자단체 등에서는 '환자의 건강을 볼모로 한 직능 이기주의'라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의협은 싸늘해진 여론에도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저지를 포함한 문케어 저지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 당선인은 "대규모 궐기대회와 이대목동병원 의료인 구속이라는 돌발상황이 생겨 4월 투쟁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일정을 앞당겨 전국 대규모집회 형식으로 할지, 27일 집단휴진으로 할 지, 29일 문케어와 이대목동병원 이슈를 묶어 대규모 집회로 할지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휴진과 파업은 말 그대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고, 쉽게 해서도 안되는 결정이다. 합리적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무단적인 탄압 상황까지 발생하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의사들이 진료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요구하는데 국민 입장에서 누가 지지하겠나. 오죽하면 총파업까지 고려하는 의료계의 입장도 생각해달라"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으로 선출된 최대집 당선인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문재인 케어에 대해 의협이 정부에 요구하는 두 가지 원칙을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최 당선인은 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에게 문케어를 주제로 생방송 토론회를 열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제안했다.
최 당선인은 "김 의원이 내가 거짓말과 선동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하는데 복지부와 김 의원 모두 나와 녹화 편집 없이 생방송으로 토론을 하자"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얘기해보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의협은 최근 문케어 지지 의사를 밝힌 대한한의사협회와 의료기기 사용 허용, 의사와 한의사 면허통합 추진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최 당선인은 "한의협이 문케어를 지지하는데 의료계에서는 신경쓸 꺼리도 안 된다. 한의원은 필수적인 의료가 아니다. 한방도 급여화 해달라고 하는데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한의원이 하루 문닫아도 사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면허통합이나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으면 한방 의사들이 의과대학을 들어가서 의사면허를 따면 된다. 한의사 면허를 가지고 엉뚱한 일을 하려고 하느냐"며 "자연과학을 한 사람과 전통의학을 한 사람과 면허통합이 되느냐. 환자 질병을 대하는 원리가 다르다.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최 당선인은 임기내 문케어 저지와 함께 수가 정상화와 심사체계 개편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최 당선인은 "첫번째는 문케어를 반드시 저지해내야 한다. 말 그대로 백지화 시키는 식은 아니다. 두 번째는 초저수가로 유지되는 시스템 문제다. 진료비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며 "세 번째는 심사체계 개편이다. 의학적 원칙으로 행한 의료행위가 심평원으로 넘어가서 삭감되는 심사체계 개편이 진료비 정상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당선인은 최근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미숙아들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불가항력적이든 의료과실이든 매우 비극적인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아이들과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의료진 구속으로 고난이도의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들이 위축돼 소극적 진료를 하거나 진료현장을 떠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대집 의협 당선인은
전남 목포 출생인 최 당선인(46)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국의사총연합 조직국장,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당선인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일반의다. 경기 안산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5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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