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3천년전 구약시대 왕의 두상 발견.."누구냐"
【예루살렘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6월 4일 이스라엘 박물관에 전시된 기원전 9세기의 왕의 두상. 지난 해 발굴된 이 두상은 손바닥 크기 정도로 3000년 전 구약시대 이 지역 왕의 것이라는 것 외에는 누구인지, 어느 왕국인지 등 모두가 아직 비밀에 싸여있다.
약 5cm크기의 이 작은 두상은 구약 시대의 왕들 중 한 명의 것으로 매우 희귀한 유물이다. 정교한 조각 상태가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데다 수염 부분만 약간 없어진 상태여서,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은 당시의 조각상은 과거 어느 때에도 발견된 적이 없었다.
이 두상은 고고학자들이 지난 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접경지역 아벨 베스 마카라는 곳에서 발굴했으며 이곳은 현대 도시 메툴라의 부근이다.
학자들은 수염을 기른 엄격한 표정의 이 두상이 황금 관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왕은 틀림없다고 보고 있지만, 어느 왕을 묘사한 것인지, 어느 왕국의 통치자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발굴지는 19세기 고고학자들이 발견하고 , 구약성서의 열왕기에서 언급된 마을과 이름이 비슷한 아빌 알-캄 마을의 자리에 있던 마을의 터에 있었다고 확인한 바 있다.
기원전 9세기 경 이 고대 마을은 아람, 페니키아, 이스라엘 등 3개 부족의 세력권 사이에 놓여있었고 이스라엘의 수도는 더 남쪽의 사마리아에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주사 태평양 대학 발굴팀과 함께 두상을 발굴한 히브리 대학의 고고학자 나마 야할롬-마크 교수는 지난 해 여름이 지역의 대규모 철기시대 유적지 터를 발굴하다가 이 조각상을 발견했다. 발굴된 지층의 연대는 기원전 9세기로 당시 지역간 전란이 일어났던 시대이다.
발굴 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 소속 학예관들과 고고학자들은 이례적으로 이 두상을 신속하게 공개 전시했다. 자세한 보고서는 6월 중 발간되는 근동 고고학 학회지 ( Near Eastern Archaeology ) 최신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의 에란 아리 철기시대 전문 학예관은 "철기시대의 것으로는 조각품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있더라도 아주 질이 낮은 조악한 것들인데 반해 이번 두상은 대단히 정교하고 뛰어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겨 땋아내린 머릿단이 귀를 덮을 만큼 내려온 데다, 황금 관의 머리띠로 고정시킨 헤어스타일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벽화에서 묘사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스타일을 닮았다는 것이다.
이 왕이 누구냐하는 것은 탄소 연대 측정치로 밝혀진 기원전 9세기라는 연대 말고는 더 정확한 제작 시기를 알 수 없어 다마스쿠스의 왕, 아합이나 예후 지파의 왕을 비롯해 구약성서에 언급된 모든 왕들이 후보일 수 있다.
학자들은 이 두상이 단독으로 머리 부분만 제작된 것인지, 더 큰 전신상의 일부인지를 두고도 논쟁이 분분하다. 이에 따라 히브리 대학 발굴 팀은 이 달 중에 수수께끼의 두상이 발견된 자리에 대한 추가 발굴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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