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두문불출 글 쓴다, 서울국제도서전 끝나면"
'눈' 3부작 마지막 작품
소설가 한강
소설가 한강(49)이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 작가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에 사람들이 배고파있다고 생각한다"며 종이책과 문학의 가치를 강조했다.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총합이 아니라 일정한 감촉이 있는 매체를 우리가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할 수 있는 행위가 많다. 밑줄을 긋고 뒤집어서 두기도 한다. 가방에서 꺼내기도 하고 집에 꽂아놓고 20~30번씩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매체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패션의 완성이 책'이라는 말이 있더라. 요즘 연예인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한 작가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다. 도서전의 주제는 '출현'이다. 도서전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책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게 될 책 너머의 세계를 조망하겠다는 의미다. "사라지고 있다는 종이책과 문학이 우리에게 새롭게 출현해올 것이다. 세대가 바뀌어도 모든 사람이 공유했던 주제들이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 사랑, 슬픔,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주제다. 그래서 문학은 영원히 새롭게 출현할 수 밖에 없다. 종이책도 마찬가지로 계속 출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 100년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죽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아득해진다. 노르웨이에 도착했을 때 심은지 오래된 나무들, 종이책으로 만들어질 그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좀 미안했다"고 돌아봤다. "95년 뒤에 작가 100명을 위해 베어져야 한다. '100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런 시간 단위로 일하고 계획을 세운다'는 숲관리인의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뭔가 오랜 시간이 있는 숲이었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미래를 생각해야만 되는데 내가 그렇게 낙관적인 사람은 아니다. 100년 뒤에 어떤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매혹시켰다."
'눈' 연작소설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집필 중이다. "국제도서전이 끝나면 두문불출하고 글을 쓰려고 한다. 눈 마지막 3부는 '소년이 온다'와 관련이 있다. 그 소설이 어떻게 나를 변화시켰는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자꾸 '소년이 온다'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여름 안에 완간하려고 한다."
"책 속에서 계속 만나요"라며 약 200명의 참석자에게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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