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알려주마" 연인 폭행…유명강사, 법정구속

경찰 시험 유명강사에 징역 8개월 선고

제자와 연인 관계로…다툼 중 수회 폭행

머리채 잡고, 정수리 깨물고, 가슴 구타

법원 "경찰 수험생 강사로서 의식 결여"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정수리를 깨물고 가슴 부위를 때리는 등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학원강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검찰은 벌금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더 높은 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29일 상해, 폭행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에는 구속영장 심사를 진행했고 "실형을 선고하는 입장에서 도주 우려가 있고, 아직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도 있어 구속한다"고 밝혔다.

경찰 시험 관련 강사로 이름을 알린 A씨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B씨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있던 학원 수강생인 B씨와 가까워진 뒤 다툼이 생기자 뺨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끈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애정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주먹으로 가슴 부위를 수회 때리고 B씨의 정수리 부위를 깨무는 등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4월 A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A씨를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 연인관계가 아니었고, 폭행도 없었다고 혐의를 일절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공판에서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법원은 검찰이 요청한 형보다 훨씬 높은 실형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적 없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사실상 부인하고 있다"면서 "목격자나 피해자 진술,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에 의하면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B씨와 교제하던 상당 기간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뻑하면 심한 욕설과 손찌검 등 폭력을 행사하고 상해까지 입게 했다"며 "심지어 '데이트폭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위협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애정을 빌미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며 "사랑싸움으로 치부되는 사회적 인식과 허술한 법제도 속에서 안타까운 피해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 데이트폭력은 남녀사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약혼녀까지 있으면서 이를 숨긴 채 피해자와 연인관계를 지속하며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며 "자신의 분노조절 장애를 치료하는 자세를 보이기보다 오히려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경찰수험생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의식이 결여돼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박 부장판사의 말을 끊으며 "정말 아닙니다"를 외쳤다. 실형이 선고된 뒤에도 "정말 오해다", "밀친 정도지 때린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