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한 외모, 굵은 허벅지" 불법촬영 미수…왜 무죄?
카페 테이블 앉은 女 보고 사진 촬영 미수
"청순 외모, 굵은 허벅지에 아이디어" 진술
검찰 "허벅지 찍으려 했다"고 판단해 기소
1·2심 "전신 찍은 것…노출부위 없어" 무죄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이모(43)씨에게 지난달 29일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2월29일 오후 6시50분께 카페 테이블에 앉아있는 A(20)씨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려다가 A씨 제지로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수사기관에서 "청순한 외모에 굵은 허벅지를 보고 아이디어가 생각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이씨가 A씨 허벅지를 찍으려 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이씨에게 죄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이씨 행동이 부적절하고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부위를 촬영하고자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카메라의 화각이나 촬영각도, 거리를 볼때 허벅지가 아닌 전신이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옷도 신체에 밀착되지 않았고 얼굴과 손을 제외하고는 노출된 부위가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 항소했으나 2심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후 새로 양형에 참작할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전혀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이씨는 한 남성이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폭행을 하고, PC방에서 직원의 손을 만지려다 그친 강제추행 미수 건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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