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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650억치 매출…MZ세대 구매 경쟁·사재기 현상 우려

등록 2021.10.18 11:17:23수정 2021.10.27 16: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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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매출·최다 방문 최고 흥행

13일 VVIP 관람 첫날 매출 50% 돌파

미술시장 세대교체...3040으로 이동 입증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보러 온 게 아니라 사러 왔더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참가한 한 화랑 주인은 새삼 달라진 미술 애호가들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이전엔 그냥 보고 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 이었다면, 올해는 바로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덕분에 '빨간 딱지'를 빨리 붙이고 작품들을 몇번 교체하기도 했죠."  

실제로 지난 13~17일 열린 '키아프 서울 2021'이 역대 최고 매출·최다 방문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18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키아프' 행사 5일간 약 65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2019년 매출 310억원의 두 배를 뛰어 넘은 기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키아프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어 '보복 소비'수요가 폭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방문객도 2019년보다 7% 이상 증가한 약 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토요일 오후 3시경에는 홀 내부 순간 허용 인원인 3063명에 도달하여 모든 입구를 닫고 내부 인원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마지막날인 일요일도 오후 1시경부터 제한 수량을 넘어 입구를 닫았으며 약 2시간가량 순차적 입장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BTS) RM과 뷔를 비롯해 전지현, 이병헌·이민정 부부, 소지섭, 노홍철, 이승기, 황신혜, 소유진, 성유리, 한지혜, 청하 등이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올해 행사는 세계 10개국이 참여, 170개 갤러리 부스로 3000여점을 전시 판매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Kiaf)에 다양한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1.10.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Kiaf)에 다양한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021.10.14. [email protected]


VVIP(13일)·VIP(14일) 구분 입장...첫날 매출 50% 돌파

매출은 첫날부터 흥행했다. 부스는 작품 판매를 알리는 '빨간 딱지' 전시장이 됐다. 갤러리들은 판매된 작품을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기 바빴다. 화랑들은 "특히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 컬렉터들의 '과감한 소비'에 어리둥절했다"며 "기업 큰손과 부자 사모님들에서 이젠 미술시장의 세대교체가 됐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화익갤러리의 차영석 작가 작품은 매일 새로운 작품을 보충해야 했고 가나아트도 김구림 작가 등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됐다. 국제 갤러리도 박서보 하종현의 수천만원대 작품이 바로 팔렸고, 첫날 걸려있던 칸디다회퍼(Candida Hofer) 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교체됐다. 학고재도 마찬가지. 부스 외벽에 건 김현식을 작품은 걸자마자 바로 팔려 다른 작품으로 내걸기 바빴다.

실제로 화랑협회에 따르면 키아프가 열리는 VVIP 오픈일 첫날에 매출의 50%를 돌파했다. 키아프 운영위원회는 "갤러리에 제공한 VVIP 카드 2000여장 중 70~80%에 달하는 손님들이 첫날 입장했고 스폰서와 파트너사의 손님들도 방문, 먼저 작품들을 '쓸어갔다'"면서 "새로운 컬렉터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 컬렉터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고 밝혔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전 세계의 아트마켓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은 오히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진 컬렉터들이 미술작품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며 "다양한 층의 컬렉터와 MZ세대 컬렉터의 구매력, 메이저 해외갤러리 대표들의 방문을 통해 한층 더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키아프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큰 손 따로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개막 이틀전인 13일 먼저 맞이한 'VVIP'는 먼저 작품을 차지했다.  VVIP카드(30만원)는 올해 처음으로 한정 판매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VIP 카드를 수령한 손님들이 오픈일이나 주말에 혼자 느긋하게 왔다면 올해는 달랐다"고 했다. "구하기 어려운 키아프 VVIP 카드를 받은 손님들은 대부분 동반인과 함께 빠짐없이 방문했고 이로 인해 컬렉션을 기다려오던 주요 손님들이 대부분 첫날에 입장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email protected]


프리즈 아트페어 전초전...세계 유명화랑 대거 참가 한몫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키아프 서울 2021'은 코로나19로 2020년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어 생긴 공백을 2년만에 회복한 셈이 됐다.

특히 올해는 국내 지점이 있는 해외 갤러리뿐만 아니라 지점이 없는 해외 디렉터들도 참가,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의 위상 강화를 재확인했다.쾨닉·에스더시퍼·페레스프로젝트·VSF 등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들어왔다.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의 솔로쇼로 키아프에 참가한 페로탕(Perrotin)의 엠마뉴엘 페로탕(Emmanuel Perrotin)이 VVIP날부터 부스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며 대박의 기운을 누렸다.40억원, 25억원으로 추산되는 무라카미의 대형 작업들이 줄줄이 거래됐고 예약되어 있던 작품까지 마지막날 완판했다.

일본에서 참가한 갤러리 에델(Gallery Edel)은 설치한 작품과 창고에 보관중인 작품까지 모두 완판했다. 작은 부스로 준비한 VSF는 전시한 작품을 모두 판매했고 갤러리 스탠(Gallery Stan)을 비롯한 참가 갤러리 여러곳이 솔드아웃으로 부스에 설치한 작품을 모두 판매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아라리오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아라리오갤러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및 판매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email protected]


미술시장 세대교체 바람...6070에서 3040 신흥 자산가로 이동

 코로나19 시대에 뜨거워진 미술시장 흥행세는 수요층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존 6070 안정적 자산가 중심에서 '3040' 신흥 자산가로 급속하게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또한 딱 규정할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은 "국내 미술시장의 폭발적인 흥행은 매우 복합적인 요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급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시장 급부상, 기성세대 대기업들의 경영진 세대교체,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 위상 강화, K-POP을 시작으로 한 한국문화의 우호적 공감대 확산, 부동산 주식시장 구조조정 정책의 반사작용, 2022 프리즈아트페어 국내 입성의 기대감, 포스트 팬데믹의 지친 일상을 위로할 문화콘텐츠의 절실함, 대중스타나 인플루언서의 일상 노출 과정에서 개인적 기호의 대중적 확산, 국제 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과 선호도 증가 등 거의 동시다발적인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지금의 현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참가한 초이앤라거갤러리 전시 전경.

[서울=뉴시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참가한 초이앤라거갤러리 전시 전경.


역대급 흥행 '키아프'...과열 양상·사재기 현상도 우려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이번 '키아프 현상'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모든 면에서 너무 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술을 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일어난 순수한 현상이라기보다, 미술품 투자욕구와 지나친 과시욕의 소비심리를 앞세운 일부 신흥부유층의 사재기 현상이 염려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키아프에 참여한 해외의 유명 갤러리의 경우 마지막날에는 과열된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갤러리 부스에서 자리를 피하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참가한 에스더쉬퍼갤러리 부스 전경.

[서울=뉴시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참가한 에스더쉬퍼갤러리 부스 전경.


 해외갤러리 관계자는 "단골 고객과 신규 고객이 뒤섞여 작가나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무조건 사려고만 하는 현상이 무척 우려됐다"며 "일부 작품은 판매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새롭게 구입한 작품들을 얼마 지나지않아 수익을 목적으로 경매시장에 내놓는 현상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갤러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감은 작품을 판매하는 결과보다, 해당 작가의 활동에 대한 지원과 작가적 비전을 관리해주는 것이 더 우선한다.

올해들어 경매시장의 활황과 함께 뜨거워진 미술시장을 두고 지난 2007년의 미술시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역대 최고의 호황이었지만, 그 수혜는 지극히 일부에게 돌아가, 오히려 작가나 화랑들 간 부익부 빈익빈의 상대적 편차와 박탈감만 남겼던 뼈아픈 교훈이 있다.

이런측면에서 이번 키아프의 최대 매출 흥행은 새롭게 유입된 젊은 고객층이 지속적으로 든든한 유망 고객으로서 한국 미술시장의 주춧돌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하는 숙제를 남겼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쥴리안 오피 작가의 'Ed and Marianela. 4.' 작품 앞으로 관람객이 지나가고 있다. 2021.10.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한국화랑협회와 COEX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1'(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국제갤러리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쥴리안 오피 작가의 'Ed and Marianela. 4.' 작품 앞으로 관람객이 지나가고 있다. 2021.10.13. [email protected]


한편, 키아프가 최초로 시도한 '요일별 관객 구분'도 화제였지만 비싸진 입장료에 비해 사후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첫날 'VVIP데이'의 입장료가 30만원이었지만 서비스 혜택은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VVIP고객이 받아든건 무료 커피쿠폰 2장이 전부였다. VVIP 한 고객은 "전에 없던 VVIP 카드를 받아 내심 기대감을 가졌는데 단지 동반 1인까지의 입장료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기다려 입장했는데 작품이 이미 팔려 있어 VVIP 혜택이 무엇이냐"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년 프리즈아트페어와의 공동 운영에 대한 예행 연습격이라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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