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술품 경매 시장 쪼그라들어...낙찰률 56% 5년간 최저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분석
총 거래액은 약 811억 원...2019년 수준 이하로 급락
낙찰총액 1위 이우환 4년째 고수...반면 낙찰률 54.03% 위축
작가별 낙찰총액 20순위 작가 (생존작가 12명, 60%. 해외작가 2명, 40세 전후 아야코 록카쿠 1명)표=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발표한 '2023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총 거래액은 약 811억 원으로 2019년 수준 이하로 급락했다. 지난 5년 간을 비교한 집계 결과도 저조한 실적이다. 2022년 약 1446억 원, 2021년 약1438억 원, 2020년 약490억 원, 2019년 약 826억 원, 2018년 약 1030억 원 이었다.
특히 낙찰률 52%(2022년 65.3%, 2021년 65.4%, 2020년 64.5%, 2019년 65.8%, 2018년 68.8%)도 지난 5년 간 처음으로 50% 초반을 기록했다.
출품 작품 수도 줄었다. 상반기 1만4851점이 출품됐는데 915점이 줄어든 수치다. (2022년 1만5766점·2021년 1만6822점, 2020년 1만4224점, 2019년 1만2458점, 2018년 1만2820점)
50%대 낙찰률로 낙찰작품 수도 2572점이 줄어든 7724점이다.(2022년 10296점, 2021년 1만999점, 2020년 9173점, 2019년 낙찰 8199점, 2018년 낙찰 8815점)에 그쳤다.
표=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낙찰총액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우환 작가가 약 72억원, 낙찰률은 54%로 4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지난해 대비 낙찰총액은 30% 수준, 낙찰률도 처음 50%대로 현재 국내 미술시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2년 이우환 낙찰총액 200억원, 낙찰률 75.5% / 2021년 이우환 낙찰총액 187억원, 낙찰률 86% / 2020년 이우환 약 61억원, 78.26% / 2019년 김환기 약 145억원, 70.59% / 2018년 김환기 약 214억원, 87.5%)
최고 낙찰가 1위는 지난 5월 마이아트옥션에서 낙찰된 조선시대 백자청화오조룡문호(높이56cm) 70억 원이 차지했다. 이는 그동안 낙찰가 1위를 고수해온 해외작가의 작품 대신 한국의 전통 고미술품이 탈환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현대미술만 따진다면 지난해 이어 쿠사마 야요이(25억원)가 선두였고, 5년 연속 해외 작가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22년 최고 낙찰가 1위 쿠사마 야요이 44억원 / 2021년 마르크 샤갈 42억원 / 2020년 쿠사마 야요이 14억5000만원 / 2019년 르네 마그리트 72억4천만원 / 2018년 김환기 약 85억3000만원)
최고가 상위 20순위 중에는 ‘이우환 5점, 박서보 3점, 김환기, 유영국 2점’등으로 이우환은 지난해 다소 줄고, 박서보는 늘어났다.
작가별 낙찰총액 상위 5순위는 1위 이우환(약72.3억원ㆍ54%), 2위 김환기(약41.3억원ㆍ62.1%), 3위 유영국(약37.7억원ㆍ91.7%), 4위 박서보(약37.3억원ㆍ58.8%), 5위 쿠사마 야요이(약34.2억원ㆍ57.8%)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 1위를 고수했지만 50% 대의 저조한 낙찰률에 지난해의 36% 수준의 낙찰총액을 보인 이우환과 낙찰률 약 92%로 급부상한 유영국이 크게 대조된다. 11위를 차지한 아야코 록카쿠(지난해 5위)를 제외하고는 젊은 작가군이 사라져 주목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김영석 이사장은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 결산은 현재 한국 미술시장의 경기가 얼마나 위축되어 있는지 실감하는 결과"라며 “조선시대 백자가 최고가 1위를 차지한 의외의 결과처럼, 일부 잘 팔리는 작가에게만 의존하는 미술시장 풍토를 극복하고 좀 더 다양한 작가군이 폭넓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미술시장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매사별로 살펴보면 케이옥션이 약 301억원(지난해 526억원)로 약286억 원인 서울옥션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낙찰총액 1위 경매사의 평균 낙찰률이 42.3%(2위 서울옥션 58.9%ㆍ3위 마이아트옥션 72.3%)로 고가의 낙찰 작품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이번 상반기 조사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9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 토탈아트옥션)에서 올해 1월~6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다. 다만 서울옥션 제로베이스는 제외, 이브닝 세일은 포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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