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팩토리원'을 가다 1-③]BMW 로봇조립의 혁신
차체 조립 과정 99% 로봇이 맡아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확히 제작"
최종 점검·조립 과정에만 사람 손길
[뮌헨=뉴시스]BMW 뮌헨 공장 내부 모습.(사진=BMW) 2023.9.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편집자주] 팩토리원(Factory1)은 우리말로 '1호 공장'을 말합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갖는 완성차 업체들의 팩토리원은 곧 완성차의 역사 자체입니다. 그렇다고 팩토리원이 과거에만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연기관차 시대를 뛰어넘어 전기차 시대로 가기 위한 치열한 변화가 지금 전 세계 팩토리원에서 불꽃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뉴시스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글로벌 완성차들의 팩토리원을 직접 탐방해 그들의 제조업 정신과 미래를 향한 도전을 생생히 전해 드리려 합니다.
[뮌헨(독일)=뉴시스]안경무 기자 = BMW는 팩토리원인 뮌헨 공장 등 대부분 공장에서 특유의 '혼류 생산' 방식을 하고 있다. 혼류 생산은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최초 도입한 혁신적인 생산 시스템으로 단일 생산 라인에서 복수의 차량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고객 수요에 맞게 그때그때 모델별 생산량을 조절하는 유연성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BMW는 똑같은 생산 라인에서 3시리즈 등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인 i4를 동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혼류 방식은 단일 생산과 비교할 때 부품 공급 과정이 복잡해 작업자의 업무 숙련도가 없다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또 작업 과정에서 실수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차량 품질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인 BMW의 1호 공장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BMW는 혼류 생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로봇 '자동화'를 택했다.
[뮌헨=뉴시스]BMW 뮌헨 공장 내부 모습.(사진=BMW) 2023.9.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5일(현지시간) 찾은 BMW 뮌헨 공장 내부 조립 공정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검은색 '쿠카(KUKA)' 로고가 새겨진 노란색 로봇이다. 가로 폭 1미터, 세로 길이 3m 크기로 4개 로봇이 '1조'를 이룬다.
일렬로 이어진 로봇 행렬은 공정이 시작되면 같은 조 단위로 '윙, 윙'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이들은 마치 사람의 팔처럼 일사불란하게 가동하며 차체를 조립한다.
프레스 공정을 거친 금속판 부품이 들어오면, 먼저 로봇 팔들은 차량 앞뒤에 해당하는 부분과 실내 바닥을 구성하는 플로어 팬 부품을 조립한다. 이어 사이드 패널과 지붕, 문(도어), 보닛과 트렁크 부트 조립이 이어진다.
사실상 조립 공정에서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조립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에서도 작업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제 공장 내부엔 최소한의 공장 관리 인력을 제외하고 움직이는 작업자 자체가 없다.
BMW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작업은 실수가 생기기 마련으로, 로봇을 통해 품질 오차를 줄인다"며 "차체 조립 과정의 '99%'가 자동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과정은 정밀 조립과 부분 용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확하게 제작한다"고 말했다.
뮌헨 공장에서 생산하는 도장 이전 차체는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완벽한 공정'을 거쳐 만든다는 평가다. 이 공장에선 650개 자동화 로봇 시설이 순수 전기차 i4와 BMW 3시리즈 등의 차체를 만든다.
사람들은 '로봇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각자 업무를 한다.
뮌헨 공장의 프레스 공정에선 하루 13만개 부품을 생산하는데, 이곳에선 600명의 숙련된 인력이 수백분의 1 밀리미터 단위로 공정된 제품의 품질을 마지막으로 검증한다. 이렇게 생산한 차체는 BMW 딩골핑 공장과 로젠버그 공장을 포함해 다른 BMW 공장으로 보내져 완성차로 거듭난다.
최종 조립 공정에서도 로봇이 아닌 사람 작업자의 손길이 더해진다. 차체 전반의 제작은 로봇이 하지만, 세부적인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은 다름 아닌 숙련된 전문가가 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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