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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앞두고 또 유명무실 '전기위', 도마에 오르나

등록 2023.11.12 07:00:00수정 2023.11.12 1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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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조정 개편' 용역 연내 발표 예상

"총리실 산하 독립", "현장·전문성 제고"필요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154kV 이상 고압 B·C는 13.5원, 고압A는 6.7원이 오른다.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2023.11.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154kV 이상 고압 B·C는 13.5원, 고압A는 6.7원이 오른다.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2023.11.09.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올해 마지막 전기요금 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이를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의 유명무실함이 또 도마에 올랐다. 사실상 여당과 물가 당국의 긴 조율을 거쳐 최종 안을 만들면, 통과시키는 형식 상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요금을 심의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조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에너지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오후 한국전력과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해당 안건을 전기위에 상정했다.

당일 전기위에는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으며, 만장일치로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한 전기위 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미 한전 이사회를 거쳐 통과된 안을 받아들일지 거절할지만 결정할 수 있고, 안건 수정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원들 모두가 찬성을 외치며 만장일치로 의결되는 식"이라며 "위원들도 거절하면 (한전 이사회 이전 단계부터) 또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에서 인상 수준이 부족하다는 의견 등을 자유롭게 내는 건 가능하지만, 해외 선진국처럼 정말 검토를 거쳐 심의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며 "이미 지난해부터 요금안이 올라올 때마다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란 의견은 수차례 냈지만, 그 의견은 조건부도 아니고 부대의견으로 첨부될 뿐 반영되진 않는다. 법을 개정해 위원들에게 실질적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대용량을 오는 9일부터 10.6원/㎾h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3.11.0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대용량을 오는 9일부터 10.6원/㎾h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3.11.08. ppkjm@newsis.com


이 때문에 그동안 전기요금 심의에서 전기위의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실상 여당과 정부 사이 협의를 거쳐 요금안을 정하면, 한전 이사회와 전기위는 형식 상 의결만 하는 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여당과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총선과 고물가 등의 상황에서 여론을 의식한 가격 결정이 이뤄진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글로벌 에너지난에 요금 결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한전의 천문학적 적자로 이어지자, 결국 균형있는 가격 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해 10월 요금 체계 전반을 손 보기 위해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함께 진행 중이다.

앞서 용역 마감이 한 차례 미뤄지면서, 요금 개편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지난 6월 발표될 예정이었다. 이에 전기위 개편이 내년에는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용역 담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연구는 지난 9월 쯤 이미 마무리됐다. 현재 이를 기반으로 보고서 작성 중"이라며 "11월 말 마감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 산업부에 최종 넘기는 때는 연말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 등에서는 전기위 개편이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현재 산업부 산하에 있는 전기위를 독립기구로 두는 방안도 논의된다.

강천구 인천대 에너지자원공학 교수는 "위원들을 민간으로 둔다고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산업부 산하가 아닌 아예 독립된 기구, 가령 국무총리실 산하 등으로 두고 운영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전기위 위원들의 구성을 다양하고 전문성있게 꾸리는 안도 제기된다. 전기위는 현재 위원장을 포함 8명으로 구성됐다. 일각에서는 특히 이번 전기위원회 위원 비중이 법학·행정학 교수에 치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연직인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을 제외하고 법학 3명, 행정학 1명 등 과반이 해당 분야 교수다.

전기위는 요금 심의는 물론 발전사업 인·허가와 전력시장 운영규칙 심의, 전력계통 운영감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해당 분야 전문성이나 현장 경험을 수반한 이들로 다양하게 인적 구성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위원 구성은 직전까지 전기공사협회나 전기공제조합 등 업계를 대표하는 이들이 1~2명 포진된 바 있다. 전기위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송·배전 설비 등을 확대해야 하는데 법·행정 교수들이 현장이나 관련 전문 지식을 갖고 심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관련 전문성을 갖춘 분들도 보강된다면 현장 이해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강 교수는 "법 등은 전기위 내 사무국에서도 충분히 보조 가능한 만큼 굳이 관련 교수 비중이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높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그 대신 해상·풍력 등 전기 생산 과정 등을 잘 알고 경험해본 전문가도 두루 추가하며 다양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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