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험지 출마' 압박…김기현·친윤, 12월초 결단할까
내달 9일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 거취 압박할 듯
권고 2주 넘었지만 무반응…수용 여부는 미지수
지도부, 공관위 출범에 속도…혁신 동력 약화 우려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시계를 보고 있다. 2023.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최영서 기자 =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그간 쌓인 오해를 풀어냈지만, 험지 출마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뒷배에 '윤심'이 있다는 말을 흘린 데 이어 여권 원로들의 지원 사격까지 더하면서 압박 강도를 계속해서 높이는 중이다. 인 위원장이 제시한 데드라인인 12월 초순까지 지도부·친윤(친윤석열)·중진들과의 힘겨루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 위원장이 12월 초를 용퇴 시한으로 제시한 이유는 올해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9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12일부터는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면 국회는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전까지 당내 중진들의 거취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것이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얼마 전 기자들에게 "국회가 12월 초까지 할 일이 많다.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며 이러한 의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 위원장의 생각대로 당이 따라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에 대한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는 의원은 없다.
내달 초까지 남은 기간 혁신위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앞서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밝히면서 '윤심'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실에서 "그런 건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내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 역할은 충분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원로들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지난 17일 혁신위원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주변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몸을 던져서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며 혁신위 요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같은 날 인 위원장을 "개혁적 보수의 상징"이라고 평가하면서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당에서 특별히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혁신위의 제안을 뭉개고 있는 상황이다. 출범 이후 매주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4호 안건'까지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진 안건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 하나뿐이다.
내달 초 출범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공을 넘길 것이라는 기류도 읽힌다. 얼마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관위 조기 발족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혁신위의 안건은 대부분 최고위가 아닌 공관위에서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혁신위의 제안이 이상적으로 보면 맞는 길이지만 현실로 들어가면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보자는 게 지도부의 노력인 것이고, 그걸 다른 표현으로 하면 속도 조절"이라고 전했다.
공관위 출범이 앞당겨지면서 총선 전략을 주도하게 되면 혁신위의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혁신위 관계자는 "과대 해석"이라며 "위원장과 당대표의 만남에서 최고위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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