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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이전 50주년, 창작역량 쏟았다"…313명 칸타타 '세종의 노래'

등록 2023.11.28 16:23:08수정 2023.12.12 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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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인건 국립극장장,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인건 국립극장장,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립극장이 태평로와 대구·명동을 거쳐 이곳 남산 장충동에 온 것이 1973년입니다. 올해 이전 50주년을 맞아 그동안 쌓아온 창작 역량을 모두 보여드릴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습니다."(박인건 국립극장장)

국립극장이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29~31일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을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313명 출연진이 참여하는 대형 칸타타(교성곡)로, 각 분야 최고 거장인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가 의기투합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세존(석가모니의 다른 이름)과 소헌왕후여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이소연이 각각 맡았다. 세종역의 김수인을 비롯해 민은경·유태평양 등 창극단 주역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인물을 노래한다. 30여 명의 국립무용단원은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관객의 몰입을 높인다.

박인건 극장장은 28일 국립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산 이전 50주년을 맞아 화합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전통화 현대를 조화시키는 국립극장의 역할을 감안해 남산시대를 열고 빛낸 3명의 스타 박범훈 작곡가, 손진책 연출, 국수호 안무가와 함께 기념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이 50주년 기념공연으로 없어질 게 아니라 하나의 명작품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1950년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자리에 창립된 국립극장은 대구·명동을 거쳐 1973년 10월17일 남산 장충동으로 터를 옮겼다. 안정적 공연장과 연습 공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고, 분야별 국립예술단체의 태동과 완성도 높은 공연예술 작품의 탄생까지 이끌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작곡가 박범훈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작곡가 박범훈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이번 기념공연은 576년 전 세종대왕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다.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지닌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먼저 떠난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한글로 지은 찬불가다. 초기 국어학과 출판인쇄 역사에서 사료적 가치가 커 국보로 지정됐다.

작품의 중심은 박범훈이 2년에 걸쳐 작곡한 미발표곡 '월인천강지곡'이다. 독창·중창·합창과 동서양의 관현악이 결합한 칸타타(교성곡)로, 서곡과 8개 악장으로 구성된다. 초연 지휘는 작곡가 박범훈이 직접 맡는다. 작품의 극적인 선율을 끌어내 경건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박해진이 작사를 맡아 원문의 '도솔래의'를 '흰 코끼리 타고 오신 세존'으로 풀어쓰는 등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노랫말로 만들었다.

박범훈은 "코로나19가 심했던 2년 전에 박해진 시인과 인연이 닿아 '월인천강지곡'의 노랫말을 받고 작곡을 약속했다"며 "제가 쓴 곡 중 가장 오랜 기간 고민해 탄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 소헌왕후를 그렇게 사랑했지만 월인천강지곡에는 사랑한다는 말이 없어요. 하지만 작품 전체가 사랑이죠. 시가 길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기악 반주는 국악기 위주로 편성하되 부족한 소리는 서양 악기로 채워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해금·태평소 등으로 구성된 63명의 국악관현악단과 바이올린·비올라·콘트라베이스·트럼펫·호른 등으로 이루어진 34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174명의 합창단이 만나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선 조화로운 음악을 완성한다. 창법과 곡 해석 등 노래 지도는 박범훈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김성녀가 맡았다.

박범훈은 "50년 전 국립극장이 남산이전을 할 때 '별의전설', '수궁가' 등 개관작품 2개를 작곡했고, 그것을 인연으로 국립극장 무용극들을 대부분 작곡했다"며 "이번 작품을 맡은 것이 영광이지만 부담도 크다. 50년 전부터 인연을 함께 한 친구(손진책 연출, 국수호 안무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 작품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연출가 손진책은 극 공연 못지않은 무대·영상·조명·의상 등을 조화롭게 펼쳐낸다. 손진책은 공연이 확정된 후 박해진 시인의 노랫말과 세종의 월인천강지곡을 대조하며 3개월 이상 하루에 2~3시간 자며 고민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감기로 인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손진책은 극장 측을 통해 "사랑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연출했다"며 "조선 최고의 커플 세종과 소헌왕후, 애민정신을 중심으로 소리와 음악을 시각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600여 년 전 노래가 동시대 관객에게 와 닿게 하고, 칸타타이지만 총체성을 띤 무대로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작곡가 박범훈과 안무가 국수호가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작곡가 박범훈과 안무가 국수호가 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8. pak7130@newsis.com


안무가 국수호는 통념을 깨는 현대적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은 독무·3인무·6인무·군무 등의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극적 몰입을 끌어올린다. 배역의 분신처럼 따라붙어 내면을 표현하는 무용수의 춤 또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국수호는 "1973년 3월1일에 국립극장이 이전 개관했는데 그때 제가 군대에 다녀와 국립무용단 1호 남자무용수였다"며 "국립극장은 제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50주년 기념공연 대작의 안무를 맡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그는 "손진책 연출, 박범훈 작곡가와는 그때도 친구, 지금도 친구"라며 "국립극장에서 함께 활동하고, 마당놀이 장르를 개척한 예술적 동지들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노추하지 않으며 살 것인가를 함께 걱정하는 친구로 남았다"고 했다.
국립극장 남선 이전 50돌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월인천강지곡'을 위해 의기투합한 (왼쪽부터)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극장 남선 이전 50돌 기념 공연 '세종의 노래:월인천강지곡'을 위해 의기투합한 (왼쪽부터)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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