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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철회 줄 잇는데…"서민 소주 '처음처럼·새로' 어떡하나" 롯데칠성 고민

등록 2023.11.30 11: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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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칠성음료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오뚜기·풀무원에 롯데웰푸드까지 국내 식품 업체들이 민생 안정 동참을 사유로 잇따라 가격 인상 계획 철회에 나서면서 소주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해 온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물가 인상 자제 권고 수위도 높아지는 양상이어서, '서민술'로 대표되는 소주 처음처럼이 인상이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최근 일부 편의점에 12월 예정됐던 빅팜(60g)의 편의점 판매가 인상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

앞서 오뚜기·풀무원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주요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올릴 예정이었지만,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에 소주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던 롯데칠성음료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미 이달 9일 소주 선도 업체인 하이트진로(참이슬)를 시작으로 지역 소주 업체까지 원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소주 출고가를 올렸다.

원가 요인이 비슷한 롯데칠성의 소주 처음처럼·새로 출고가도 인상 되는 게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미뤄졌고, '실기'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관건은 여론에 부정적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시기를 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점을 저울질하던 사이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을 철회하면서 가격을 올리지도 그대로 두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가 나홀로 '서민술'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정부 정책 기조와 어긋난다는 부담도 크다. 정부는 최근 잇따라 식품 업체들을 찾아 물가 안정 정책 협조를 당부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주류도매업단체인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가 지난 8일 당분간 소주 도매 가격을 동결키로 결정하면서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도매업체까지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구에 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제조사가 가격을 올릴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크러시'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12월 초 그룹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롯데칠성의 대표는 신동빈 회장과 박윤기 부사장이 함께 맡고 있다.

가격을 그대로 두자니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이다.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은 매년 오르고 있다.

국내 10개 주정 제조사의 주정 판매를 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는 올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당시 업계는 주정값 인상에 출고가 인상을 검토했으나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가격 인상을 보류했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처음처럼과 새로 등 소주의 경우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인상 시기나 인상 폭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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