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상, 미군에 오스프리 비행 일시 중단 요청…"매우 유감"
日자위대도 당분간 비행 보류…美 측, 사고 원인 "불명"
전문가 "구조상 결함·부품 성능 저하·정비 불량" 등 추정
[야쿠시마=AP/뉴시스]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30일 미국에게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에 대한 비행 중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9일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야쿠시마 앞바다에 미군의 CV-22 오스프리의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가 떠 있는 모습. 2023.11.30.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30일 미국에게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에 대한 비행 중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현지 공영 NHK,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하라 방위상은 이날 오전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참석해 미국 측에게 "국내에 배치된 오스프리에 대해 수색·구조 활동을 제외하고, 안전이 확인된 후 비행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분간 비행을 중단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기하라 방위상은 "미국 공군 요코타 기지의 CV-22 오스프리 1대가 추락했다. 미국 측으로부터 어제 불시착수(不時着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이후 '크러시(추락)'표현으로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고 발생은 지역 여러분에게 큰 불안을 주는 것이다. 매우 유감이다"고 강조했다. "사고 상황에 대해 조기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방위성의 야마토 다로(大和太郎) 지방협력국장은 육상자위대에 배치된 오스프리도 당분간 비행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주일미군 오스프리는 요코타 기지에 공군형 CV-22가 6대, 오키나와(沖縄)현 기노완(宜野湾)시 소재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에 해병대형 MV-22가 24대 있다.
이번 비행 중단 요청은 지난 29일 미군의 CV-22 오스프리가 규슈 남부 가고시마(鹿児島)현 야쿠시마(屋久島) 앞바다에 추락한 사건 때문이다.
CV-22 오스프리는 도쿄(東京) 요코타(横田) 기지 소속이다. 탑승한 8명 중 1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일본은 나머지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미 공군 특수작전사령부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요코타 기지 제353 특수작전항공단 소속 CV-22 오스프리가 "8명이 탑승한 상태에서 야쿠시마 앞바다에서 정기 훈련을 하던 도중 사고에 휘말렸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사고 원인에 대해 "현재로서는 불명"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오스프리와 관련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쿠니=AP/뉴시스]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30일 미국에게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에 대한 비행 중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군 CV-22 오스프리 수송기가 2018년 7월 일본 서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에서 이륙하는 모습. 2023.11.30.
항공 평론가 아오키 요시모토(青木謙知)는 아사히신문에 이번 사고와 관련 "엔진에서 불을 뿜고 있었다"는 목격 정보를 들며 "목격 정보가 맞다면 어떠한 원인으로 비행 중 엔진 내부에서 화재가 일어났다고 생각된다. 오스프리의 첫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진 고장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새가 충돌하는 경우) 등 외부 충격은 상정하기 어렵다며 "구조상 결함이나 정비 불량, 세월에 따른 부품 성능 저하 등이 생각된다. 보다 자세한 정보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방위성 관계자는 신문에 현장 영상을 확인했다면서, 오스프리가 기체를 통제하지 못하고 곧바로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황적으로 부양력을 잃고 높은 상공에서 낙하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프리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긴 활주로가 불필요한 데다 고속으로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스프리 개발은 미국에서 1980년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헬기와 고정날개의 장점을 결합한 기체를 배치해 작전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현지의 반대에도 오키나와현 미군 후텐마 비행장에 배치된 바 있다.
이후 오스프리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주목을 받아왔다.
오스프리를 둘러싼 문제는 이전에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2016년 12월에는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 한 마을 부근 얕은 여울에 불시착해 크게 파손됐다. 2021년 11월에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의 주택 부지에 미군 기지인 후텐마 비행장을 이륙한 기체에서 물통이 떨어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민들은 불안과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올해 9월에는 가고시마현 아마미(奄美)시 아마미공항과 이시가키(石垣)시에 있는 신이시가키(新石垣) 공항에 오스프리 총 4대가 비상 착륙했다. 이틀 뒤 오이타(大分)현 구니사키(国東)시 오이타 공항에도 1대가 긴급 착륙하면서 활주로가 일시 폐쇄된 바 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한 예방 착륙도 지난 9~10월 아마미공항, 가고시마현 도쿠노시마(徳之島)공항에서 잇따랐다.
NHK에 따르면 올해 오스프리가 가고시마현 내 민간 공항에 착륙한 횟수는 총 111회에 달했다. 국토교통성이 통계를 발표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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