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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모습도 나" 삶의 그림자 공개하는 청년 유튜버

등록 2023.12.03 06:40:37수정 2024.03.15 08: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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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취업준비, 우울감 등 다양한 삶의 모습

어려운 상황 솔직하게 보여주는 모습에 공감…"힘 얻었다"


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에서 '나름 멀쩡했던 내가 히키코모리가 된 썰'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에서 '나름 멀쩡했던 내가 히키코모리가 된 썰'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선정 리포터 = 삶의 '하이라이트'만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 인스타그램과는 다르게 유튜브에서는 더 넓은 범위의 청년들의 삶을 볼 수 있다. 삶의 밝고 긍정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어둡고 우울한 상황도 공유한다. 은둔형 외톨이부터 취업준비생, 수험생,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초년병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동일 유튜버가 은둔형 외톨이었을 시절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동일 유튜버가 은둔형 외톨이었을 시절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 채널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는 지난 2월 '나름 멀쩡했던 내가 히키코모리된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이 영상은 1일 기준 16만회의 조회수와 416개의 댓글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28살부터 약 7년간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무른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다고 고백한다. 이어 은둔형 외톨이가 된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앞으로는 달라지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그는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42일차', '전직 은둔형 외톨이 첫 출근 후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직과 회사 생활 적응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운동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에 구독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20대 중반 무직 여성 A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그는 지난 5월 공개한 영상에서 오랜 수능 수험 기간 동안 성인 ADHD로 비롯된 우울증에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아서 장기 백수나 다름없고, 이로 인하 자존감이 저하돼 친구가 한 명 없는 은둔형 외톨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정신과, 심리상담, 일기와 블로그를 통한 성찰 등의 도움을 받아 '노력'을 하고자 했으나, 잘 되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을 소개했다. 또 위기감이 없었던 것이 노력 부재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나와 노량진 고시원에 가겠다고 말했다.

'인간답게 살자', '공부습관 잡자'는 추상적인 목표와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취득', '토익 600점 이상'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도 한다.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마련해 도전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이후 게시된 영상에서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고시원 월세와 생활비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르바이트와 고시원 생활을 통해 깨달은 점들을 공유하며 구독자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려운 상황을 카메라로 담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것은 일종의 '불행 포르노'라고 지적한다. 타인의 힘듦과 슬픔을 보고 자신의 삶은 그나마 낫다며 위안 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우울한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다.

영상에 대한 반응도 다양하다. 어떤 시청자는 응원과 조언을 해준다.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청자도 있다. 삶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다.

7년차 은둔형 외톨이 탈출기 채널의 한 영상에 어떤 누리꾼은 "은둔님 덕분에 용기 내서 아르바이트했다. 은둔님이 생명의 은인이고 멘토다. 죽을 날만 기다리던 제게 희망을 줬다"고 댓글을 달았다.

한편 이런 브이로그가 공감을 얻는 것은 미래가 불투명한 현 시대 청년들의 삶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취업, 은둔형 외톨이, 우울감 등은 소수가 아니라 실제로 적지 않은 청년이 겪고 있는 사회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예정)자 3224명을 대상으로 취업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 30.3%는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국무조정실이 보고한 '청년 삶 실태조사'를 보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24만4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4%였는데, 이는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인원 중 20대는 18.6%, 30대는 15.9%를 차지했다.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지난 5년간 20대 우울증 환자는 90.3%, 30대 환자는 77.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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