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롬어웨이 "12명이 100명 가까이 연기…최고의 배우로만 꾸렸죠"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사진=쇼노트 제공)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12명의 배우가 일인다역을 하며 무대를 떠나지 않고 2시간을 책임집니다. 그래서 기획 때부터 '12명 모두 최고의 배우로 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송한샘 프로듀서)

뮤지컬 '컴프롬어웨이'는 숨가쁘게 흘러간다. 12명의 배우들은 9.11 테러 당시 캐나다의 작은 마을 갠더에서 일어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이 작품에서 주, 조연, 앙상블 구분 없이 1인다역을 소화한다. 갠더의 경찰 '오즈'역을 맡는 배우는 무려 10가지 역할을 해내야 한다.

배우들은 빠르게 옷을 갈아 입고, 목소리와 자세, 눈빛까지 바꾼다. 그렇게 갠더 현지인과 불시착한 승객까지 100명에 가까운 배역을 연기한다.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송한샘 프로듀서(오른쪽). 박주연 기자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송한샘 프로듀서는 5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가진 프레스콜에서 "컴프롬어웨이는 속도가 빠른 작품"이라며 "가는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만 템포가 빠르고, 12명 배우들의 퍼포먼스는 감동적이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발적 참여와 연대에 바탕한 공동체가 얼마나 세상을 많이 바꿀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선에서 노력하는 의료인들을 보면서 뭉클했는데 이 작품이 이런 감동을 전하죠."

'컴프롬어웨이'는 2015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첫 공연을 거쳐 2017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작품이다. 캐나다 출신 아이린 산코프와 데이비드 헤인이 9.11 당시 실제 갠더에 불시착했던 승객들을 인터뷰하며 대본을 쓰고 작사·작곡했다. 국내에서 막을 올린 작품은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중간 휴식 없는 원작과 달리 1, 2막으로 극이 나뉜다.

송 프로듀서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해서 '7세 이상 관람가'로 했다"며 "아이들이 2시간 동안 연속해 공연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2막 구조로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막 이틀 후 정상훈 배우가 아들 셋을 데리고 공연을 보러 왔어요. 막내가 일곱살이었죠. 세 아이 모두 '대사가 다 들린다', '재미있게 봤다'고 했어요. 일곱살도 다 이해하고 따라오는구나 싶어서 울컥했어요. 힘을 얻었죠."

박소영 연출은 "승객과 주민들이 서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위로하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모두가 승객, 주민이 돼야 했다"며 "어쩔 수 없이 배우가 수많은 배역을 맡고, 빠르게 다양한 인물의 대사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객들에게는 좀 더 친절하고, 배우에게는 불친절한 방식이 됐죠."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사진=쇼노트 제공)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송 프로듀서의 말처럼 남경주·이정열·서현철·고창석·최정원·최현주·정영주·장예원·신영숙·차지연 등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극을 만들어간다.

워커홀릭 영국인 '닉'역을 맡은 배우 남경주는 "클로드 두 명과 닉 두 명의 나이를 더하면 230세 정도 된다"며 "이 나이에도 후배들과 똑같이 배역을 나눠 5~6가지의 배역을 맡는다는게 너무 의미 있다"고 했다.

경찰 '오즈' 등 10개의 배역을 맡은 배우 심재현은 "긴 역할도, 짧은 역할도 있지만 배우 입장에서의 무게감은 같다"고 했다. "오즈 역이 별 거 없는 것 같아도 옷을 갈아입느라 굉장히 바빠요. 옷을 벗고, 입고…. 먹고살기 정말 힘들어요(웃음)"

LA에서 온 젊은 사업가 '캐빈T' 등을 연기한 주민진은 "작품을 결정할 때 '이런 배우들이 모이면 저는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며 "넣어주셔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고, 배우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 과정들 조차 우리 작품의 색깔과 닮았어요. 이런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면 좋겠어요."

'닉'과 사랑에 빠지는 텍사스 출신 미국인 다이앤 역을 맡은 최현주는 "시대극만 해왔기 때문에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게 처음이었다"며 "무대에서도 리허설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선했다"고 말했다. 최현주는 "일인다역을 하며 단순한 목소리의 변화 뿐 아니라 태도나 눈빛, 표정까지 바꿔야 했다"며 "재미있게 열심히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사진=쇼노트 제공)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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