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일체형 확장억제 내년 완비…"보장된 확장억제"(종합2보)

워싱턴서 7시간 동안 한미 NCG 2차회의

"한미 핵합치·핵 위기시 계획 등 구체화"

"韓 실무자 美서 핵교육…지식·능력 배양"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방부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회의를 진행한 뒤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3.12.16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전에는 북한의 핵 공격이 발생하면 '알아서 핵 보복 해줄테니 안심하세요'하는 것이 미국의 핵우산이었다면, 지금은 미국이 별도로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한미가 같이 핵대응을 준비하고 연습하며 실행한다는 점에서 믿을 만하고, 담보돼 있고 제도적으로 보장된 확장억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방부에서 핵협의그룹(NCG) 2차회의를 진행한 뒤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한미일체형 확장억제체제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미는 이날 북한 핵공격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을 내년 중반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북한 핵공격에 따른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떠한 절차와 소통을 거쳐 대응할지 등 포괄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체된 핵대응을 위해 한국 정부 담당자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핵 관련 교육을 지속하는 한편, 한미 연합훈련에 핵 관련 훈련을 포함해 확장억제 역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양국은 북한이 연내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북핵 억제·대응 총지침 내년 중반 완성"

한미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김 차장과 마허 비타르 미 국가안보회의(NSC) 정보 및 국방정책 조정관을 수석대표로 두번째 NCG 회의를 진행했다. NCG회의는 지난 7월 출범식을 겸한 첫 회의 이후 5개월 만이다.

1차 회의에서 논의됐던 5개 사안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이 논의됐는데, 그 첫번째가 가이드라인 마련이다.

김 차장은 "핵전략 기획과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반까지 완성하기로 합의했다"며 "북한 핵위협을 어떻게 억제하고 대응할지에 대한 총체적지침을 내년 중 완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핵 관련 민감정보 공유 방법 및 보안체계 구축 방안 ▲핵위기 시 협의절차 및 체계 ▲양국정상간 보안 인프라 구축 및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이 총 망라될 것이라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위기가 발생하면 토론할 시간이 없다. 양국 정상이 즉각 통화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미 수시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장비가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방부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회의를 진행한 뒤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워싱턴공동취재단). 2023.12.16

미국 심화 교육 통해 한국 '핵 아이큐' 높인다

가이드라인에는 한미의 일치된 확장억제력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첫 회의에서 언급된 5개 과제 중 나머지 사안들이기도 하다.

김 차장은 "두 번째는 공동작전 수행이 가능할 정도로 한반도에 적용 가능한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 비핵전력의 합치 및 운용 개념에 대해 계속 구체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인근에 정례배치되고 가시성이 현저히 증진돼 왔음을 평가했다고"고 소개했고, "네 번째로 북핵 위협 발생시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위험을 감소시킬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과제인 핵관련 교육에 대해서는 "지난달 한국의 외교, 국방 실무자 15명이 미국에서 핵정책, 핵전략, 핵기획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미국은 내년에도 이러한 심화 핵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핵정책 담당자들의 핵 관련 지식과 실전능력이 배양된다고 할 수 있다"며 "간단히 말해 우리측의 핵 아이큐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한미 연합훈련에 핵 시나리오 포함"

일치된 핵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할 경우 한국이 F-35 전투기를 출격시켜 엄호하는 등의 방식이 논의된다.

김 차장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가진 막강한 핵 능력과 자산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확장억제 체제"라며 "내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한미간 연합훈련에 핵작전 시나리오를 포함시켜 함께 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6월 정도를 확장억제 체제 구축을 완성하는 목표시점으로 삼고 있다"면서 향후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과의 확대된 형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일본과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다른 국가들도 북한을 비롯한 역내 위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양자 차원에서 한미가 확장억제를 운용해감과 별개로 일본을 포함해 역내 다른 국가들과 다수가 별도의 확장억제 대화를 가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방부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회의를 진행한 뒤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3.12.16

北, 한미 정치일정 전후 도발 행위 가능성도 논의

김 차장은 "5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NCG에서 많은 진전을 거둔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을 적극 이행한다는 양측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2차회의에서 향후 6개월간 작업계획을 승인했다"며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억제하는 한편, 만에 하나 공격이 발생할 시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CG는 내년 6월 마지막 회의를 열고 양국의 확장억제 시스템을 완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양국 외교, 안보, 정보 당국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에 따라 연내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한다.

김 차장은 "12월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포함해 9·19합의를 사실상 폐기한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국내 정치 일정 전후로 한반도 긴장을 고의로 증가시키려는 여러 행동들에 대해 함께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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