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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공수처①]출범땐 위헌 논란…지휘부 말기에 내홍까지

등록 2023.12.30 05:00:00수정 2023.12.30 08: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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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은 헌재가 합헌 결정으로 정리

유보부 이첩, 황제 조사, 5전5패 구속영장

[과천=뉴시스] 조성우 기자 =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새 로고를 반영한 현판이 걸려있다. 2022.08.31. xconfind@newsis.com

[과천=뉴시스] 조성우 기자 =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새 로고를 반영한 현판이 걸려있다. 2022.08.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기 지휘부 임기가 내년 1월 끝난다. 출범 당시에는 위헌 논란으로, 대선 국면에선 정치 편향성으로, 수사 과정에선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며 3년의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는 내홍까지 겹치며 안팎으로 위태로운 모습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법은 2020년 1월 법 제정 후 같은 해 7월 시행됐다. 참여연대가 1996년 11월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할 기관 신설을 제안한 후 24년 만에 공수처가 탄행한 것이다.

공수처에 관한 논의는 오래 진행됐지만,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현실화됐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안이 2017년 9월 제출됐고,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 4건이 발의됐다.

2019년 4월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 도입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페스트트랙에 오르면서 갈등이 절정에 달했다. 표결이 이루어진 2019년 12월 민주당은 공수처법 등을 강행처리했는데 당시 야권과 충돌하면서 동물국회라는 비판도 받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법 시행을 앞두던 2020년 5월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2021년 1월 공수처법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공수처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인정하는 등 운영 지침에 가까운 결정문을 냈다. 공수처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위기는 곧 찾아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출국금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 2021년 3월7일 김진욱 공수처장의 관용차를 타고 공수처에 들어가 면담했다는 '황제 조사' 논란이 일었다. 김 처장은 지난해 5월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수사 잡음도 있었다.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의혹 수사 중 '수사 후 다시 이첩하라'는 조건부 혹은 유보부 이첩론을 꺼내들었다. 기소는 공수처가 하겠다는 뜻인데,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기소했다.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에 대한 수사도 도마에 올랐다. 손 검사장은 고발사주 의혹을 받았는데, 고발장을 전달한 텔레그램에서 '손준성 보냄'으로 기록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손 검사장은 공수처 출석 요구에 불응했는데, 공수처는 2021년 10월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면서 '조사 불응을 구속 사유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 '수사력이 충분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과도한 통신조회 논란도 일었다. 17개 언론사 기자 총 70여명, 그 가족 등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조회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 헌재도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취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후 통지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이를 반영한 법안이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가 많아지면서 공수처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직이라는 인식을 얻었다. 공수처는 2022년 3월 자동입건제를 도입하기 전까지 수사가 가능한 사건을 선별해 입건했었다. 대선 전까지 입건한 사건 25개 중 윤 대통령 사건 사건이 11개로 44%에 달했다.

수사력 논란은 구속영장 5전5패로 대표된다. 손 검사장(2회), 감사원 간부(1회), 김모 경무관(2회) 등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김 처장과 여운국 차장이 국회에서 영장 판사를 고르는 듯한 문자를 주고 받은 것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기소한 사건들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첫 직접 기소 사건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 혐의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고소장을 분실한 전직 검사도 공수처가 기소했지만, 1심은 무죄로 봤다.

공수처 내부 갈등도 있다. 1기 원년멤버 13명 중 현재 근무 중인 검사는 2명이다. 김명석 부장검사는 언론 칼럼에서 현 지휘부를 정면 비판했고, 여 차장이 김 부장검사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김 처장과 여 차장은 다음 처장 후보자군을 추천하기 위한 논의를 하는 듯한 문자도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수처는 "개인적인 의견 교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이와 관련 지난 28일 대면 조사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만 3년 동안 사실상 성과를 낸 것이 없다"며 " 지휘부가 각자 분야에 유능할 수는 있지만, 수사는 아마추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수처는 2기 지휘부를 앞두고 조직 개편 중이다. 특별수사본부(부장검사 이대환)를 수사 4부로 만들었고, 공소부 대신 수사부를 추가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판·검사 등을 수사할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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