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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상반기 동결…에너지 공기업 기대와 엇박자

등록 2024.01.04 12:26:29수정 2024.01.04 15: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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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총선과 무관"

한전, 한전채 발행 위기…이례적 3.2조 중간배당

"산업장관도 총선 출마…표심 고려한 결정 의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빌라촌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분기 소득이 낮은 가구에서 전기, 가스 등 연료비 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135.49(2020년=100)으로 작년 동기 30.5% 올랐다. 2023.05.2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빌라촌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분기 소득이 낮은 가구에서 전기, 가스 등 연료비 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135.49(2020년=100)으로 작년 동기 30.5% 올랐다. 2023.05.22. ks@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용윤신 기자 = 전기·가스요금이 올해 상반기 동결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연이은 요금인상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상태가 나아진 반면 물가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상 한전은 최근 발전 자회사에서 이례적으로 중간배당을 강행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다.

대신 정부는 한전 등의 재정상태를 고려해 하반기부터는 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요금 인상 동결이 총선 표심을 염두한 결정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병환 1차관은 전일 진행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 상세브리핑'에서 "물가가 2%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공공부문이 허리를 조금 더 졸라매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잡은 것"이라며 "유가가 현재 수준이고 물가가 안정되면 어떻게 (공공기관 재무) 정상화를 해 나갈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제16기 대학생 소셜미디어 기자단 수료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제16기 대학생 소셜미디어 기자단 수료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기조는) 총선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에너지 업계 등에서는 총선용 표심을 의식한 결정이란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연이은 요금 인상으로 한전·가스공사 등에 숨통이 트였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여전히 재무상황이 위급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2일 요금 관련 당분간 동결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며 "새 정부 들어선 이후 전기요금만 6차례, 가스요금만 5차례 인상했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재무여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면서 "(이번 인상으로) 저희는 어느 정도 재무상태를 (안정으로) 연장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세종시 소정면 포스코퓨처엠 세종 사업장 음극재 2공장에서 열린 산업공급망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12.1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세종시 소정면 포스코퓨처엠 세종 사업장 음극재 2공장에서 열린 산업공급망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12.13. ppkjm@newsis.com


실제로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미 워낙 역대급 적자가 쌓여있던 탓에 연말께 한전채 발행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한전은 이달 발전 자회사에게 총 3조2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아 최대 10조원의 한전채 발행 여력을 확보했다. 이처럼 한전이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한전채 발행 한도가 턱밑 까지 차올랐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한전의 이 같은 재무 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이에 상반기에는 동결하되 그 이후 단계별로 인상한다는 입장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전일 인사 청문회에서 한전의 어려운 재무상황을 지적하는 의원들 질문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국민 경제 부담이나 국제 에너지 가격, 환율 등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서 단계별로 요금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동결이 끝나는 하반기부터 다시 정상화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한전채 발행에 무리가 올 정도로 한전이 위기 상황인데 '현재 재무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산업부 장관의 말은 안일한 생각"이라며 "산업부 장관 당사자도 당장 총선에 출마할 정도로 당장에 선거를 앞두다 보니 표심을 먼저 고려한 결정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전기·가스요금이 국민들의 가계를 고려해 결정될 필요는 있지만, 그동안 요금을 결정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 동결을 고운 시선만으로 보기 힘들다"며 "에너지 공기업의 위기가 국민들의 위기로 부메랑처럼 돌아가지 않도록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1.0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1.03. sccho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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