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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인혁 "인기체감? 이젠 식당 가도 알아봐요"

등록 2024.01.10 07: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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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사실 MBC TV 종방극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기대작이 아니었다. 송강(29)·김유정(24) 주연 SBS TV 금토극 '마이데몬' 우위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마이데몬이 시청률 2%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떨어지며 혹평을 받은 반면, 계약결혼뎐은 전작인 '연인' 인기를 이어갔고 12회 9.3%로 막을 내렸다. 보통 로코물은 시청층이 10~20대에 한정되곤 했지만, 계약결혼뎐은 사극을 버무려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주역인 배인혁(25)과 이세영(31)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배인혁 역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좋아라했다.

"이전까지 내 또래, 어린 친구들이 좋아해줬는데, 계약결혼뎐을 하고 나서는 식당에 가도 알아봐 주더라. 얼마 전 회사 식구들과 식당에 갔을 때도 '너무 잘 봤다'고 하더라. 부모님 얘기를 들어도 다르다. 그동안 부모님 주변 분들의 딸, 아들이 잘 보고 있다고 했다면, 이번엔 엄마가 전화 와서 '이제 아줌마들도 많이 봐' '엄마들이 다 봐'라고 해서 기뻤다. 생각한 대로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으쌰으쌰' 하며 재미있게 찍었다. 결국 그런 과정이 영향을 끼치고, 시청률 등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유교걸 '박연우'(이세영)와 21세기 SH서울 후계자 '강태하'(배인혁)의 계약결혼 이야기다. 이번에 사극 갈증도 풀었다. '슈룹'(2022)에서 중전 '화령'(김혜수) 장남 '세자'로 특별 출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계약결혼뎐에서도 현대보다 조선시대 속 한복을 입은 모습이 더 잘 어울려 보이곤 했다. "한편으로는 '짧게 나와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며 "슈룹 때 짧게 나왔고, 계약결혼뎐도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화가 더 많지 않았느냐. 슈룹에서 일찍 죽어서 사극에 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번에 조금 풀렸다. 극 전체가 사극인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현대극과 사극이 섞여 톤 조절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번갈아 찍다 보니 방심하는 순간 톤이 섞였다"면서도 "연우는 조선시대에서 영혼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조선과 현대 속 태하는 완전 다른 인물이었다. 서로 영혼이 다르다고 생각해 나눠서 연기했다. 차이점을 두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에서 태하는 '강드로이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냉철했고 감정도 없었다. "이 작품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다. 극본 리딩할 때도 억양을 아예 없애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정말 딱딱한 로봇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런 별명이 있어도 감정이 있을텐데, '그럴 때 톤은 어떻게 나올까?' 싶었다. 아무래도 초반에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부담됐다. 자칫 잘못하면 캐릭터로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연기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 않느냐. 중후반까지 안 본 분들은 그런 모습이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도전이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email protected]


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데는 이세영 역할도 컸다. 배인혁은 "세영 누나가 하기로 결정 돼 있는 상태였다"며 "같이 호흡을 맞추고 만들어가고 싶은 호기심과 기대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은 놓쳤지만, 배인혁과 이세영은 각각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안았다. "내가 잘해서 탔다기보다 드라마가 잘 됐고, 나를 살려주는 주변 배우들이 많았다. 케미가 잘 맞아서 태하 캐릭터도 잘 산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누나가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다. '연우' '누나' '선배님' 등 번갈아가면서 불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침에 처음 만나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이라고 예의를 차렸다. 정말 친하다 보니 이름을 부를 때도 있었다"면서 "시상식 끝나고 우리끼리 간단히 밥을 먹었는데, 우스갯소리로 '이제 촬영 끝났으니까 누나라고 해야지'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작가, 감독님이 우리를 믿어줬고, 현장에서 의견도 많이 반영해줬다. 세영 누나와 같이 얘기하다가 작가님께 연락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해줬다. 예를 들어, 태하가 회사에서 '연우는 제 아내'라고 선언하지 않았느냐. 연우와 합의하지 않은 채 얘기해 티격태격했다. 연우가 정말 화내고 따지는 게 아니라, 서로 좋아하고 아껴주기 위해 사랑스러운 티격태격이 나왔으면 했다. 그런 점을 얘기하니 작가님이 반영해줬다."

마지막회에서 연우는 태하의 바람대로 현대로 돌아와 해피엔딩을 맞았다. SNS에 '태하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고 썼는데, "조선의 태하는 죽었지만, 현재의 태하는 죽지 않아서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태하는 아직 내 안에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태하 입장에선 새드엔딩이자 해피엔딩이지 않느냐. 두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만족했다. "첫 방송 전날이 마지막 촬영이었다"며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본방사수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재미있었다. 성격이 급해서 답답한 걸 못 참는데, 전개가 빠르고 사건사고도 많아서 흥미로웠다.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가는 방식이 빨라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10. [email protected]


배인혁은 어느덧 데뷔 5년 차다. 2019년 플레이리스트 웹무비 '러브버즈'로 데뷔했고, 2022년에만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와 '치얼업', 슈룹, 영화 '동감' 등 총 네 작품에 출연해 주목 받았다. 주로 대학생을 맡아 청춘 대명사로 꼽혔는데, 계약결혼뎐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그전까지는 풋풋한 청춘 이미지였다면, 계약결혼뎐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의미있는 작품이 됐다"고 짚었다.

"마음고생을 많이 해 심리적으로 힘들었다"며 "매 작품마다 부담감과 무게감을 느끼는데, 이번엔 처음 느껴보는 류였다. 그간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서 어려움이 있었고, 이전 작품과 색깔도 달랐다. 계약결혼뎐을 하면서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이런 고민을 기록했다"고 털어놨다. "무게감을 이겨낸 방법은 딱히 없다. 결국 해결되지 않은 고민거리도 현장에 가면 해결이 됐다. 결과가 좋으니 다 해결됐다"며 "차기작 부담은 없냐고? 태하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나라는 사람도 많이 좋아해주니 부담은 있다. 분명히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실망 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작년까진 '난 20대 중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스물 일곱 살이 되니 20대 후반이 된 느낌이다. 내가 어릴 때 본 스물일곱은 어른이고, 모든 세상의 일을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아직 스무 살에 멈춰 있는 것 같아서 더 크게 왔다. 만나이 적용해서 군대도 늦게 가지 않냐고? 군대만 적용을 안 해주더라. 남자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거니까. 일단 더 차기작 등을 통해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때가 되면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작품 한 작품 잘 마무리하며 내공을 쌓고 싶다. 30대가 돼서 돌아봤을 때 성장한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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