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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팔로워에 억대 수입까지…AI 모델 우후죽순

등록 2024.01.16 06:00:00수정 2024.01.16 06: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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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AI 인플루언서, 인간 모델 대체하며 고수익

이탈리아에서도 AI 모델 등장…팔로워 24만명 넘어

SNS 홍보하고 팬뷰 사이트로 수익 올리는 모델 등장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도 만들어…선정성 우려 커져

스페인의 모델 에이전시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아이타나(Aitana).(사진 : 아이티나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페인의 모델 에이전시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아이타나(Aitana).(사진 : 아이티나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소셜미디어 상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 인간 모델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사람의 실제 모습과 거의 차이가 없는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AI 모델'로 불리는 이런 가상인간 인플루언서들이 수십만명의 팬을 보유한 소셜미디어 스타로 부상하는 사례도 관찰된다.

15일 외신과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에서는 생성형 AI 기술로 만들어진 '아이타나(Aitana)'라는 이름의 AI 모델이 큰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25세 여성으로 설정된 이 인플루언서는 26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아이타나를 만든건 스페인의 한 모델 에이전시다. 이 회사는 모델과 인플루언서의 개인적 문제로 광고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사람 대신 모델로 활동할 가상인간을 만들게 됐다.

AI 모델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무시 못할 수준이다. 아이타나는 광고 한 편 당 약 1000 유로(약 140만원)를 정도를 받는다. 최근에는 한 스포츠용품 업체의 메인 모델이 되기도 했다. 월 수입은 평균 3000 유로(약 425만원) 가량이고 많을 때는 1만 유로(약 1400만원)에 달할 때도 있다.
이탈리아의 AI 모델 에밀리(출처 : 에밀리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의 AI 모델 에밀리(출처 : 에밀리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아이타나와 같은 AI 인플루언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가상 인간은 실제 사람의 모습을 더욱 정교하게 구현하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이탈리아의 AI 모델 에밀리(Emily Pellegrini)는 미국 LA 출신 23세 여성으로 설정된 소셜미디어 스타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24만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으며 월 1만 달러(약 1322만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에밀리는 '평균적인 모든 남성들의 이상형'이라는 설명을 붙을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자랑한다. 또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모습, 새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수영을 하는 모습 등을 영상으로 구현해 SNS에 올린다.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에 특정 이미지를 합성해주는 AI 기술은 이런 콘텐츠를 구현 가능하게 만들었다.

광고 모델인 아이타나와 달리 에밀리의 주된 수익은 콘텐츠 판매다. 그는 구독 기반의 팬뷰 플랫폼에 SNS에 공개하지 않은 자신의 이미지를 올려놓고 활동한다. 구독자들은 더 많은 신체 노출이 있는 사진과 영상을 보기 위해 월 9달러(약 1만1800원)의 구독료를 지출한다.

대부분의 팔로워들은 아이타나와 에밀리가 AI로 만들어진 가상 인플루언서라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과 너무나도 비슷한 외모 때문에 일부 팬들은 이들이 실존 인물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한 스페인 유명 연예인은 아이타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 데이트를 신청하기도 했다. 에밀리도 억만장자, 축구선수, 격투기 선수 등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AI혜정(왼쪽)과 박아린의 모습.(사진 : AI혜정, 박아린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AI혜정(왼쪽)과 박아린의 모습.(사진 : AI혜정, 박아린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AI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AI기술을 이용해 만들어낸 여러 국내 인플루언서를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사람과 구분이 되도록 이름 앞에 'AI'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인간 '혜정(ai_hyejeong)'의 경우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가 16만7000명에 달한다. 인스타그램에 수영복 사진 등을 주로 올리는 혜정은 유튜브와 틱톡에도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짧은 댄스 영상을 올리는데 실제 사람의 춤 영상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다.

이 인플루언서 역시 구독 기반의 팬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면 더 노출이 심하고 선정적인 사진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대부분의 AI 인플루언서 계정은 이런식으로 운영된다.

물론 이런 AI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이 음란물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모델이 등장하는 유튜브와 채널이 과도한 노출과 성적 표현으로 제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법률사무소 DKL파트너스 권단 변호사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과 달리 아동·청소년의 경우 선정적인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정서적으로 악영향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성인 인증 등 기술적인 조치를 통해 시청이나 다운로드를 제한하도록 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아동·청소년의 보호라는 양쪽 가치를 균형 있게 자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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