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 신용등급 'AA-' 유지…"올해 금리 3.0%로 낮아질 것"(종합)
국가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기존 평가 유지
올해 성장률 2.1% 제시…물가상승률 하락세
"4월 총선, 정부 재정정책 추진 동력에 영향"
[뉴욕=AP/뉴시스] 2011년 10월9일 뉴욕에 있는 신용평가사 피치의 간판 모습.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이라고 기존 평가를 이어갔다. 한국이 해당 등급과 전망을 유지한 건 2012년 9월부터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견고한 대외건전성 및 거시경제 회복력, 수출 부문의 역동성과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거버넌스 지표 부진,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1%로 제시했다. 이는 우리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경제성장률 2.2%보다는 낮으며 한국은행 전망치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수출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까지도 긍정적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재정의 경우 올해 재정적자는 지난해(GDP 대비 -2.0%)보다 줄어든 -1.9%로 예측했다. 올해 경기회복에 따라 세입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총지출을 2.8%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내년에도 정부의 재정 건전화 노력에 힘입어 재정적자 폭이 올해보다 줄어들고 이후에도 지속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중기 재정정책 안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4월 총선이 이번 정부의 재정정책 등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는 올해 하반기부터 인하하기 시작해 연말까지 3.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가 자체 추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2022년 3분기 106.5%에서 지난해 3분기 101.1%로 감소했다고 추정하면서도 최근 주택 가격 안정화에 따라 가계 대출이 소폭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된 높은 금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으나 정부가 PF 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PF 보증을 확대함으로써 관련 위험을 완화시켰다고 짚었다.
또 고금리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 안정 리스크는 잘 관리되고 있으며 국내 은행의 PF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낮은 수준이며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경우 PF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확충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GDP 대비 2.1%에서 올해 2.8%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조성된 대규모 순대외자산이 한국의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의 경우 2022년 이후 감소세이나 경상지급액 전체의 6.2개월분으로 충분하며 올해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북 리스크 관련해서는 북한과의 긴장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외교적 대화는 최소화하고 비핵화 논의 재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 등 도발을 계속하는 가운데, 지난 1월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했으며, 북러 관계의 진전은 외교적 진전 노력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정부의 일관된 건전재정 기조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역동 경제 등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적극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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