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간호사…10명중 8명 "병원 5년내 관두거나 이직"
과다업무·업무 부적응·질병·일가정 양립 어려움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 등 근무환경 개선 시급"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전공의의 집단 행동이 길어지자 정부는 간호사의 심폐소생술과 약물 투여 등 진료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지침을 발표해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2024.03.08. [email protected]
19일 대한간호협회(간협)가 병원간호사회의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병원을 사직하는 간호사 중 1년 미만이 43.4%로 가장 많았다. 또 1년 이상에서 3년 미만 20.5%, 3년 이상에서 5년 미만 16.7%인 것으로 나타나 매년 병원을 사직하는 간호사의 80.6%는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들이 병원을 사직이유로는 ‘과다한 업무와 업무 부적응’(20.8%)이 가장 많았다. 이어 ▲타병원으로의 이동(14.4%) ▲질병(11.2%) ▲타직종으로의 전환(10.8%) ▲교대근무 및 야간근무(6.3%)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5.8% ▲급여 불만족 3.7% 등의 순이었다.
특히 질병으로 인한 사직 비율도 2018년 9.6%에서 2022년 11.2%로 1.6%포인트나 상승했다.
간호사는 업무특성상 교대·야간근무, 장시간 근로, 환자 이송 등의 근골격계질환 위험요인, 감정노동으로 인한 직무스트레스, 언어적·신체적 폭력 등에 노출돼 있다.
간호사를 아예 그만두고 현장을 떠나는 탈(脫) 간호사 비율도 높았다. 타 직종으로의 전환 비율은 2018년 9.4%에서 2022년 10.8%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병원 간호사 사직률도 2020년 14.5%, 2021년 15.8%, 2022년 16.0%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간협은 “숙련된 간호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지속가능한 인력 확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힘들게 양성된 전문인력인 간호사들이 왜 장기근속을 못하고 의료현장을 떠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들이 과다한 업무와 교대 및 야간근무로 인해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도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여성 비중이 높은 간호사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과 함께 직업상 가질 수밖에 없는 유해·위험요인으로부터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신규 간호사의 경우 현장 부적응 등을 이유로 1년 이내 사직률 역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5년 새 14.7%포인트(2018년 42.7%→2022년 57.4%) 급등했다. 사직 이유로는 ‘업무 과다와 부적응’(40.2%)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교육전담간호사 배치가 의무화되면서 신규 간호사의 사직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의무화는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등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거쳐 지난해 5월 공포됐다. 올해 5월20일부터 시행된다.
공포된 의료법 개정안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신규간호사나 간호대학생에게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교육할 자격을 갖춘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명시하고 있다. 또 국가가 교육전담간호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기준을 위반하면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지자체장은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