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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협상테이블' 조건은?…93% "의대증원 백지화"

등록 2024.04.02 11:19:23수정 2024.04.02 11: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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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동향 온라인 여론조사

"의대정원 감축 또는 유지" 응답 96%


[서울=뉴시스]대통령실이 지난 1일 의정 갈등의 최대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90% 이상이 "의대 정원을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으로 "의대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라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그래픽=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 제공) 2024.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대통령실이 지난 1일 의정 갈등의 최대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90% 이상이 "의대 정원을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으로 "의대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라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그래픽=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 제공) 2024.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통령실이 지난 1일 의정 갈등의 최대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 90% 이상은 "의대 정원을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또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으로 "의대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라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 지하 1층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 온라인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공의·의대생 총 3만1122명 중 1581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의료 현실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는 얼마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96%(1518명)였다. 응답자의 64%(1014명)는 "감축해야 한다", 응답자의 32%(504명)는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 응답자의 4%(63명)는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각각 답했다.

"한국 의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복수 응답 가능)라는 물음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라는 답변이 응답자의 9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당연지정제"(62.4%) 등이 뒤따랐다.

"사직·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협박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99%(1566명)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면 무엇입니까"(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는 이들 복수 응답)라는 물음에는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93.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인상"(82.5%), "복지부 장관 및 차관 경질"(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 등의 순이었다.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으십니까"라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34%(531명)가 "없다"고 답했다. "차후 전공의 수련 의향이 없다면 이유는 무엇입니까"(수련 의사가 없는 이들 복수 응답)라는 물음에는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 하는 것에 환멸이 생겼기 때문"(87.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 쉬고 싶기 때문"(41.1%) 등이 뒤따랐다.

류옥 사직 전공의는 "전날 12개 소비자단체 연합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찾아뵙고 고견을 여쭐 기회가 있었다"면서 "지방 전공의와 의대생·빅5 병원 전공의와 의대생, 남여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젊은 의사들이 모여 함께 경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대안을 환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다"면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젊은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의 신뢰’가 붕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은 급성이나 만성 질환이 아닌, 아급성(병의 진행 속도가 급성과 만성의 중간 정도) 환자분들이셨다"면서 "암·만성질환자들, 특히 1~3개월 단위에서 암이 진행되거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은 진료가 연기되는 것에 직접적인 불편함을 겪고,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불안에 떠셨다"고 말했다.

또 "보호자분들도 발만 동동 구를뿐, 복지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하셨다"면서 "대통령님은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하셨고,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직 전공의들과 휴학한 의대생들, 의대교수들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번주 내로 '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류옥 사직 전공의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독자적 판단이나 진단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진료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함께 평가해 각 환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 의대교수, 개원의 분들과 연계해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교수들과 병원들에도 협조를 부탁드리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왜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왜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의협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은 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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