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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일극체제' 가속화하나

등록 2024.04.23 05:00:00수정 2024.04.23 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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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원내대표·국회의장 후보군 명심 경쟁

주요 당직은 친명 독식…힘받는 이재명 연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압승 이후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이 힘을 받고 있는데다 친명계 현역들과 국회에 입성하는 당선인들이 주요 당직을 차지했다.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마저 친명계 중진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를 향한 권력 집중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내 반발은 찾아보기 힘들다. 당 안팎에서는 친명계의 일방 독주를 우려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방탄 정당'이란 프레임에 갇혔던 민주당이 '이재명당'으로 전락해 당내 건전한 비판조차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권력의 독점의 폐해가 오만과 독주로 이어질 경우 거대 야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으로는 6선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더해 5선 김태년·안규백·우원식·윤호중·정성호 의원 등이다.  여기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당권 재도전 가능성이 나오자 기존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중진 의원들이 의장 선거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장 후보군들은 이른바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명심(明心)'을 내세우며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조정식 의원은 전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와 교감했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잘하라고 그랬다”고 답했다. 그는 '명심이 본인에게 있다'로 해석해도 되느냐고 사회자가 묻자 "당연히 저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혁신 의장'을 내세우며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선거 초반부터 혁신의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일찍이 여론 상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누구보다 유연하고 여야의 타협과 대화 중재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은 있다"고 의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의장 선거가 과열되자 국회의장단 후보 추천 관련 당규를 기존 최고 득표자 당선에서 재적 과반수 득표 선출로 변경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자와 차점자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친명계 후보들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명심을 강조한 박찬대 의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개혁국회, 민생국회를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자 경쟁자인 서영교 의원과 김성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을 하려 했지만 "최고위원직을 8월까지 열심히 하고 원내대표는 다음번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3선 국회의원 당선자로써 원내대표 후보군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불출마 의사를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주요 당직자에 친명 인사를 대거 투입하는 당직 인선을 단행해 친명 독주 체제를 예고한 바 있다.

당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등 친명 인사를 주요 당직에 낙점했다.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선임했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했으며, 지난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지냈다. 

친명계가 주요 당직을 시작으로 원내대표, 국회의장까지 차지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대표는 실질적으로 당을 관리하고 정치적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줘야 되지, 권한이 없는 사람을 올려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대표에게) 연임 문제까지도 열어놓고 고민해 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총선 이후 이 대표가 빠르게 당을 장악하고 있지만 비명계는 목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쓴소리를 내던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사라지는 걸 지켜봤는데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멀리서 바라보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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