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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나무같이 떨다가 객사"…北서 아편 중독 속출

등록 2024.04.23 17:01:14수정 2024.04.23 18: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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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길주 등에서 아편 중독 사망 사례 보고

비싼 필로폰의 대체대로 쓰이기도…중독자 급증

[AP/뉴시스] 최근 북한에서 아편에 중독돼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고 데일리NK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얀마에 있는 한 양귀비 꽃밭. 2024.04.23.

[AP/뉴시스] 최근 북한에서 아편에 중독돼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고 데일리NK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얀마에 있는 한 양귀비 꽃밭. 2024.04.23.

[서울=뉴시스]정혜승 인턴 기자 = 최근 북한에서 아편에 중독돼 사망한 사례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22일 데일리NK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 지난 13일 길주군에 사는 50대 남성이 아편 중독 끝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편 중독 때문에 전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남성은 평소 하루에 2번 이상 아편을 복용했다. 그는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아편을 구하지 못하면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남성과 비슷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한 50대 남성이 아편 중독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까지 팔아 떠돌이 생활을 이어오다 객사했다.

북한에서 아편은 오래전부터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 설사 등 가벼운 질병에 걸려도 아편을 복용할 정도다. 노년층 사이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아편 주사를 맞으면 뇌경색·뇌출혈이 방지된다는 낭설도 돌고 있다.

이렇게 의약품 대신 아편을 이용하다가 아편 중독자가 발생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단속을 피해 양귀비을 재배하기도 한다.

소식통은 "한번 아편에 중독된 사람들은 끊지 못하고, 재산을 다 팔아서라고 아편을 산다”면서 "중독자들은 길거리에 나앉거나 이혼 당해 혼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독자들은 경제난으로 식량이 떨어져 배를 곯는 데다 돈이 없어 아편을 구하지 못하면서 떨림, 두통, 불안 등의 증상에 시달리다 결국 숨을 거두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아편은 값비싼 필로폰의 대체재로도 쓰인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이런 이유로 아편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함흥시는 빙두(필로폰)을 생산하는 지역이어서 그런지 전국에서 빙두 사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에 속했는데, 최근 사람들은 돈이 없어 아편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아편에 중독돼 고통받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편 중독자들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떤다. 흥남구역의 경우에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한 인민반(20~40가구)에 2명 정도다.

소식통은 "아편이나 빙두 같은 마약을 사고파는 것은 원래 단속 대상인데 안전원들이 뇌물을 받고 무마해 주는 식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며 "사람들이 죽어가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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