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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태 '축적'…가나아트센터서 20년만에 회고전

등록 2024.05.21 11: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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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태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예술에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다면 그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예술인가?”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김봉태(87) 개인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0년 만에 열린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이후 갤러리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회고전이다. '축적(Accumulation)' 전시 제목으로 김봉태의 1970년대 중반부터 2024년까지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김봉태, Flying Box 2023-48, 2023, Acrylic on canvas, 160x130cm, 63x51.2in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Flying Box 2023-48, 2023, Acrylic on canvas, 160x130cm, 63x51.2in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인 '납작한 상자(Flattened Box)'도 함께 공개되며, 심플한 색면회화(色面繪畫) 진수를 만나볼 수 있다.

“색은 커뮤니케이션이고 기운이며 메시지이다.”

김봉태는 주로 밝고 투명한 원색을 사용하며, 강한 색채 대비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이끌어낸다. 색감에 대한 영감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온 그는 스스로를 ‘컬러리스트’라고 칭하며,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도 그렇게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나는 조각, 좀 더 회화같은 조각에 관심이 많다.”

전시의 제목 '축적(Accumulation)'은 작가의 동명의 연작 제목에서 따왔다.  ‘모아서 쌓은 것’이라는 ‘축적’의 뜻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작가의 시간과 작업을 조망하는 회고전의 성격과도 일맥상통한다.

전시장에서는 창문의 이미지를 매개로 변형 캔버스와 알루미늄 부조로 이루어진 '창문'연작과 2000년대 이후 한층 더 산뜻해진 색상과 명료한 형태를 띤 색면 회화인 '춤추는 상자' 연작도 만나볼 수 있다.

김봉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삶은 결국 축적의 연속이다. 내 안에 무엇이 많이 있을 텐데, 얼만큼 어떻게 들어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찾아보는 거다.”
 
김봉태는 일상의 흔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었는데, 초기작에서부터 신작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작업의 근간은 ‘삶’이다.

의인화된 상자, 배달된 상자 등 어슷비슷한 모양의 상자들을 가지고 삶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그는 60여 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화풍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내 틀에서만 갇혀 그리다 보니 재미가 없어졌어요.”

1970년대, 평면과 입체의 조형 실험에서 탄생한 '그림자'연작과 1980년대 초 한(韓) 사상의 영향으로 시작된 '비시원' 연작, 회화와 조각의 중간 단계인 90년대 말의 '창문' 연작, 김봉태의 조형적 특징이 가장 돋보이는 2000년대의 '춤추는 상자'연작을 거쳐 일상의 물건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작업에 투영한 2010년대의 '축적' 연작을 선보였다.

김봉태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봉태는 1961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7년 미국 오티스 미술대학(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 대학원에서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2007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인상, 2023년 제21회 이동훈 미술상 본상, 2024년 제36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6월1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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