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이승효 카카오페이 CPO "데이터 3종 세트로 범접할 수 없는 '국민 PB'될 것"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CPO)
카카오의 금융 계열사 카카오페이의 서비스총괄 이승효(42) 부사장(CPO)은 지난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금융서비스는 결국 개인 맞춤형으로 갈 것이며, 그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용자들이 어려운 금융을 따로 시간 내 공부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최적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고, '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그 주역은 카카오페이가 될 것으로 자신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에 2018년 합류해 성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면서 지난 2년여간 송금, 대출, 신용조회, 보험, 개인간 거래(P2P) 서비스, 투자상품, 전자인증 등으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현재 3300여만명으로 전 국민의 60%(15세 이상 국민 4명 중 3명꼴)에 육박한다.
그는 특히 "최근 데이터 3법 국회 통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면 필요한 외부 금융 데이터를 쉽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카카오페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과 개인 맞춤형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점이 훨씬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마이데이터는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부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일 텐데, 카카오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낼 데이터 시너지는 강력한 차별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이 부사장이 카카오페이가 전 국민의 프라이빗뱅커(PB)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넘버원'에서의 경험 카카오페이에서 활용
그의 데이터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세계 최대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 등에서 쌓은 결제 사업 경험과 맞닿아 있다.
이 부사장은 한국보다 핀테크가 일찍 태동한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금융사에 다니는 아버지가 미국 뉴욕 사무소장으로 발령 나며 가족과 함께 미국행에 올랐고 현지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석사 공부까지 마쳤다.
그 후 오라클 프로덕트 매니저, 페이팔 프로덕트 매니저 등으로 10여 년간 경력을 쌓았다. 한국에는 2014년에 왔다. 삼성전자에서 영입을 제안받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 스마트TV 앱 글로벌 결제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금융사업을 할 수 있는 '카카오 파워'에 매력을 느끼고 한국 잔류를 결정했다. 국민의 삶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설렘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페이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넘버원' 기업에서의 노하우를 카카오페이에서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오랜 업력의 페이팔은 결제에 집중하는 회사다 보니 숫자에 대한 민감도가 높았고 서비스 출시를 위해 데이터에 의존하는 문화가 강했다"며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고도화 전략을 카카오페이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가령 여러 버전의 서비스를 제공한 후 사용자들이 어떤 것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이는지 체크하는 '에이비(AB) 테스트'를 활발하게 거친 후 쌓은 결과 데이터를 가지고 서비스를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카카오페이에 정착시켰다.
또 정성적 조사를 하는 조직을 새로 꾸려 데이터 분석의 깊이를 더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용자들의 반응 유무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왜 반응하지 않는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를 위해서는 포커스 사용자 그룹 등에 대한 정성적 조사가 필요했고, 카카오페이에 이를 담당하는 사용자조사팀을 새로 세팅했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총괄 부사장(CPO)이 지난 1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2020.06.03
카카오페이의 금융은 속도 면에서도 핀테크·테크핀 경쟁사들과 격차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사용자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는 내재화해서 빠르게 제공하고, 외부 제휴로 협업할 수 있는 것은 파트너사들과 협력해서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내재화 범위가 어느 핀테크·테크핀 사들보다 커) 속도나 상품의 커버리지는 외부 제휴에 그치는 다른 핀테크사들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금융사들과 제휴를 맺는 것과 동시에 지난 2월에는 카카오페이투자증권을 출범시켰으며, 디지털 보험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금융 공동체 가운데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인보다 더 까다로워…국민 기대 뛰어넘을 것"
이승효 부사장은 그리는 비전이 큰 만큼 고민도 치열했다. 그는 "카카오페이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전 국민이 카카오페이를 쓰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페이 자산관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자의 지출과 소득을 잘 분석해서 자산이 늘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국민 모두를 위한 내 손안의 PB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현재 은행 PB와 증권사 자산관리(WM) 서비스가 여윳돈을 최소 1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다.
동시에 결제, 송금, 자산관리, 보험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카카오페이 하나로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에 망치질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도 전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인들보다 한국인들을 만족시키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미국인들보다 빠르고 편리한 것을 원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며 "서비스 속도가 빨라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며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쉽게 이동한다"라고 평했다.
한마디로 이렇게 까다로운 한국인들에게 '국민급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 부사장은 "단순히 잘 팔리는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생각하니까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카카오페이에 거는 기대치를 뛰어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승효 부사장 약력
▲1979년 출생 ▲카네기멜런대학 전기컴퓨터공학 학사 · e비즈니스 기술 석사 ▲미국 오라클 프로덕트 매니저(2003~2008년) ▲미국 페이팔 프로덕트 매니저 (2008~2014년) ▲삼성전자 서비스전략 부장 (2014~2018년)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 (2018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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