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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코로나 때문에 강제혁신" 이벤트 스타트업의 '전화위복'

등록 2021.07.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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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벤트 전문 스타트업 세모파이, 코로나19에 직격탄

회의·미팅·체육대회 등 각종 비대면 행사 개발로 활로 찾아

세모파이 이명길 대표 "오히려 코로나 덕에 주목 받아"

[서울=뉴시스] 행사에서 행운권 추첨하는 세모파이 이명길 대표(가운데)외 김윤규 공동대표(왼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행사에서 행운권 추첨하는 세모파이 이명길 대표(가운데)외 김윤규 공동대표(왼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표주연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특히나 큰 타격을 받은 업종들이 있다. 여행, 관광, 이벤트 업이다. 그중에서도 이벤트는 영세업체들이 많아 집합금지로 인해 더욱더 큰 피해를 본 업종이다.

세상의 모든 파티와 이벤트(세모파이)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0’이 된 상황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국내 최초 ‘랜선 워크숍’과 기업 비대면 체육대회 ‘한마음 홈림픽’을 개발해 위기를 돌파한 스타트업이다.

이벤트 전문 기업 세모파이를 이끌고 있는 이명길 대표는 1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인해 사업을 접을 위기까지 몰렸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랜선 행사를 최초 개발하면서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시작한 '강제혁신'이었는데, 기존에는 수많은 이벤트 회사 중 하나였지만, 이젠 랜선 이벤트 전문 회사로 각인돼 전화위복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 대표는 TV에도 자주 나왔던 유명 연애코치 출신이다. 2013년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사전에 연애코치가 정식 직업으로 등록됐는데, 이를 등록시킨 사람이 바로 이 대표다. 그간 출간한 책이 12권, 2021년 출간한 ‘남자는 고쳐 쓰는 거 아니다’라는 대만의 유명출판사에 판권이 수출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벤트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는 데는 김윤규 공동대표의 힘이 컸다. 김윤규 공동대표는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최고 진행자로 불린 인물이다. "김윤규 공동대표는 청춘 남녀 만남행사 진행에서 유재석으로 불린다"는 게 이 대표의 자랑섞인 귀띔이다.

애초에 이 대표는 자신의 연애코치 특기를 살려 남자들이 많은 기업의 싱글 남성들과 여자들이 많은 기업의 싱글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활동이나 레크리에이션 등을 함께 하며 썸을 탈 수 있게 해주는 ‘썸 파티’ 전문 스타트업을 구상했다. 이 대표가 연애코칭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면, 진행은 김윤규 공동대표가 맡는 방식이었다.

연애코치로 유명한 이 대표와 최고의 진행자의 만남이었던 탓에 시작은 좋았다. 삼성전자, 경상북도 등 기업 및 지자체 청춘 남녀들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행사를 매주 만들었다.

좋았던 시절도 잠시, 창업한 지 1년 반이 지나고 막 자리를 잡아갈 때쯤 2020년 코로나를 만났다. 큰 위기였다. 사람들끼리의 만남 자체가 어렵게 되자 모든 행사가 중단됐다. 반년 넘게 매출이 ‘0’이 된 상태에서 버텼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KB저축은행 온라인 체육대회 행사 진행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KB저축은행 온라인 체육대회 행사 진행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표는 이시기를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 암흑 같던 시기”라고 말했다. “어차피 망할 거 모험이라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비대면 워크숍이었다” 이 대표의 말이다.

내부적으로 반발도 많았다. 워크숍이나 체육대회를 어떻게 비대면으로 하느냐? 는 우려도 많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강제혁신으로 개발한 ‘랜선 워크숍’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모든 행사가 멈춘 상황에서 세모파이가 비대면으로 행사 진행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KB저축은행, 넷플릭스, 관세청, 해양수산부, 서울시, SBS D포럼, 스마일게이트까지 기업 및 기관이 비대면 행사를 요청했다.

랜선 워크숍의 성공적 개발 후 다음은 체육대회였다. 1년이 넘도록 팀 빌딩과 단합대회를 하지 못했기에 기업들의 니즈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2020년 12월부터 아이디어 회의에 들어가 2021년 2월에 기업 팀 빌딩 비대면 체육대회인 ‘한마음 홈림픽’을 개발했다.

한마음 홈림픽은 화상회의 시스템 ‘ZOOM’(줌)을 활용한 비대면 양방향 온라인 체육대회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타이머, 운동매트, 텝볼, 만보기, 무릎보호대 등으로 구성된 ‘체육대회 키트’를 사전에 지급 받는다.

운동전문가와 스포츠 캐스터인 MC의 진행에 따라 텝볼, 스쿼트, 푸쉬업, 버피테스트 등으로 구성된 ‘랜선 철인 4종 경기’는 물론 가볍게 팀 빌딩을 할 수 있는 ‘플라잉 바틀’ ‘플라잉 카드’ 등의 종목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모바일 카트라이더 대회, 모바일 배틀 그라운드 대회 등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E-sports’를 결합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명길 대표는 “한마음 홈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소홀했던 팀워크 및 조직활성화는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실제 체육대회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상당 부분 구현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전했다.

세모파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40여 건의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매달 6~7건의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벤트 기획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매출도 그만큼 껑충 뛰었다. 그러나 매출보다 중요한 성과는 비대면 행사 부분에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4단계로 격상되면서 오히려 세모파이의 비대면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비대면 행사를 개발해놓은 덕에 꾸준히 행사가 들어오고 있어 지난해처럼 휘청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작년에 죽다 살아면서 면역력이 강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세모파이 이명길(좌) 김윤규 공동대표(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세모파이 이명길(좌) 김윤규 공동대표(우)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표는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랜선 행사를 최초 개발하면서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수많은 이벤트 회사 중 하나였지만, 이젠 랜선 이벤트 전문 회사로 각인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평소 위기는 위기일 뿐 기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강제혁신을 해보니 정말로 위기가 기회로 될 수 있다는 말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언젠가 꼭 북한 여성들과 남한 남성들의 썸 파티를 추진하고 싶다”라며 연애코치 출신 파티플래너다운 답변을 했다. 이어 “물론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들이 많은데, 문화도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는 외국 여성보다 이왕이면 같은 민족인 북한 여성들을 만나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하기에 불가능할 것 같은 그 날을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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