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대박' 부산대 켈리 교수 "유모 논란 말고 해프닝 즐겼으면"

【서울=뉴시스】 영국 BBC와의 실시간 인터뷰 도중 4살난 딸 매리언과 8개월 된 아들 제임스가 난입해 세계적인 화제가 된 로버트 켈리 부산대학교 교수 가족이 외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BBC화면 캡처> 2017.03.15
로버트 켈리 부산대학교 교수와 부인 김정아씨, 4살난 딸 매리언과 8개월 된 아들 제임스가 그 주인공이다. 동아시아 전문가 켈리 교수가 영국 BBC와 인터넷 영상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인터뷰를 하는 도중 잔뜩 흥에 겨운 두 아이가 화면에 난입해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켈리 교수 가족은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코미디였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켈리 교수는 인터뷰를 준비하던 여느 때처럼 방송 전 탄산음료를 마셨고,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맸다. 평소와 다른 점은 방문 잠그는 것을 깜빡 잊은 것 뿐이었다. 그는 "보통 인터뷰를 할 때는 문을 잠근다"며 "그날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혼란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노란색 스웨터를 입은 매리언이 춤을 추면서 방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다. 켈리 교수는 "이날 매리언이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와서 '룰루랄라한(hippity-hoppity)' 상태였다"고 했다.
유모차를 찬 아들 제임스도 그 뒤를 따랐다. 켈리 교수가 남북관계에 대한 BBC 앵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그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애써 웃으며 아이들을 다른 쪽으로 유인하려고 했다. 인터뷰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켈리 교수가 상의만 갖춰입고 하의는 잠옷을 입고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를 제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켈리 교수는 "바지는 편안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방송을 보면서 휴대전화로 TV 화면을 녹화하고 있던 정아씨가 아이들의 인터뷰 난입을 알게 된 것은 이미 신난 두 아이의 모습이 전 세계에 퍼진 뒤였다. 실제 상황과 방송 간의 시간차 때문이었다.
"다시는 BBC에서 인터뷰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부의 걱정과 달리 BBC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인터뷰 클립영상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지난 14일 오전까지 인터뷰 영상은 BBC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84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언론에서 이를 다뤘고, 부부는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과 지인들의 전화 때문에 휴대전화를 (통화가 되지 않는) 비행기 모드로 바꿔야 했다. 일부 언론들은 미국 클리블랜드에 사는 켈리 교수의 부모까지 접촉하기도 했다.
켈리 교수는 "전적으로 문을 잠그지 않은 내 책임"이라며 "실수로 가족을 유튜브 스타로 만들었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영상을 보면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놀랍고, 당황했고, 즐거웠으며 사랑스러웠다"고 당시 기분을 묘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모습을 귀여워 했으나 급히 방으로 들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아내 정아씨를 일부 외신이 '보모(nanny)'로 보도하면서 동아시아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에 관한 인종주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아 씨는 이에 대해 "내가 보모가 아닌 것은 사실"이라며 "논쟁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켈리 교수역시 "내 아내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정리하는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켈리 가족은 15일 부산대학교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join@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