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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모 아파트, 이대로면 라돈 계속 나온다"

등록 2021.09.02 16:06:39수정 2021.11.23 13: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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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전문기관 의뢰결과, 자연발생…환기가 해결방안"

200㏃/㎥에 도달할 때까지 4시간….매일 장시간 환기가능?

 [수원=뉴시스]천의현 이병희 기자 =
라돈 발생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수원 모 아파트의 입주가 한창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준치의 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된 것은 가구에 특정 오염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오염원을 제거하지 않으면 높은 수치의 라돈이 사실상 평생 발생할 수밖에 없어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경고다.

하지만 이 아파트 시공사는 명확한 오염원을 찾지 못한 채 대안으로 ‘환기’ 만을 강조하고 있다.

2일 수원시와 건설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됐다.

앞서 건설사 측은 실내 공기질 공정 시험기준에 따라 표본 12세대를 대상으로 48시간 동안 밀폐 상태에서 실내공기 오염물질을 채취하고 오염도를 평가한 바 있다.

그 결과, 각 가구에서 최소 112㏃/㎥에서 최대 457.4㏃/㎥ 농도의 라돈이 검출됐다.

특히 검사한 12가구 가운데 10곳이 현행법상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인 148㏃/㎥를 초과했고, 12가구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인 100B㏃/㎥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가구에 설치된 각종 건축 자재에서 라돈 발생 오염원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나올 수 없는 위험한 수치라고 지적하며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김동술 경희대학교 교수는 "검출된 농도는 오염원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발생할 수 없는 수치”라며 “무엇보다 400㏃/㎥ 이상의 수치는 바로 조치가 필요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라돈은 한 번 나오면 오염원을 처리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나온다. 새로 지은 아파트가 무너질 때까지 계속 나온다고 보면 된다“며 ”해법은 오염원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미나 단국대학교 교수도 "아파트의 경우 내장재 때문에 라돈이 발생하는데, 라돈 방출 물질이 들어있는 내장재를 확인해 바꾸거나 라돈가스가 새어 나오지 않게 하는 코팅작업 등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건설사 측은 특정 오염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환기 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건설사 측 관계자는 “라돈 검출 이후 전문기관에 의뢰해 오염원을 찾아보려 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결국 이 라돈은 자연 발생으로 볼 수밖에 없다. 환기가 유일한 해결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대안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시공사가 가장 높은 라돈 수치(457.4㏃/㎥)가 검출된 세대를 환기해 200㏃/㎥에 도달할 때까지 4시간이 걸렸다. 또 해당 가구에서 24시간 동안 환기하며 측정한 결과도 WHO 기준을 웃도는 111.5㏃/㎥에 그쳤다.

 이 수치도 결코 안전한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다른 가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381.9㏃/㎥, 354.1㏃/㎥ 301㏃/㎥ 등 높은 농도가 검출된 다른 3가구도 환기를 통해 기준치(200㏃/㎥) 미만으로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4시간이 걸렸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동안 매일 하루 4시간을 환기해야만 기준치에 가까운 라돈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맞벌이 가구 등에서는 환기 작업이 쉽지 않을 뿐더러 봄, 여름, 겨울 등 특정 계절에는 이 같은 작업을 반복적으로 원활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 교수는 "환기를 통해 라돈 수치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겨울철 난방이나 여름철 에어컨, 봄철 미세먼지 등을 이유로 공기 순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라돈 농도는 곧바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라돈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 년 간 지속적으로 고농도의 라돈에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위험도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라돈의 경우 반감기 3~4일이 지나면 방사선인 알파선을 방출하는데, 호흡을 통해 몸으로 들어온 라돈의 알파선은 얇은 허파꽈리에 심각한 영향을 줘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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