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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영업한 분식집도 문닫은 대학 상권..."대면수업될 날 보며 버텨"

등록 2022.02.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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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고려대, 숙명여대 상권 '텅텅'

"손님 하루 열 팀도 안 돼" 한탄

43년 영업한 분식집도 문 닫아

"개학해도 학교에서 수업 해야 의미 있어"

[서울=뉴시스]정유선기자=고려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주요 상권 거리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모습. 2022. 2. 4.

[서울=뉴시스]정유선기자=고려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주요 상권 거리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모습. 2022. 2. 4.


[서울=뉴시스]정유선 최영서 기자 = 학기 중보다 손님이 뜸한 방학 시기, 오미크론 대유행까지 겹치며 대학교 상권도 얼어붙었다. 텅 빈 거리에 좌절한 상인들은 다가오는 새 학기 대면수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4일 낮 뉴시스가 돌아본 서울의 주요 대학가는 거리도 가게도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점심 장사가 한창일 12시~2시 고려대 캠퍼스가 자리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일대 식당과 카페엔 한두 테이블 정도만이 차 있었다. 그나마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은 포장 전문 카페였다.

학교 정문 앞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며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원래도 사람이 없었지만 오미크론 이후로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이 아예 밖으로 안 나오는 것 같다"며 "방학이라 학생도 없고 교직원이나 동네 어른들만 손님으로 온다"고 말했다.

근처 중국음식점 사장 40대 오모씨도 "손님을 많이 받아봐야 하루 열 팀이 안 된다"며 "손님들을 끌어보려고 4000~5000원짜리 덮밥 메뉴를 만들었지만 학교가 문을 안 여니 소용이 없다"고 한탄했다.

홀로 당구장을 지키고 있던 업주 김모(65)씨는 "여기는 졸업생들이나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 코로나가 심해지니까 모임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최영서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앞에서 43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분식집이 문을 닫았다. 2022.02.04.

[서울=뉴시스] 최영서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앞에서 43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분식집이 문을 닫았다. 2022.02.04.


같은 날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앞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정문 앞 거리 열 군데의 가게가 공실이었다. 학생들이 줄을 서서 먹던 43년 된 분식집까지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백영근씨는 "누가 요즘 장사를 하고 싶겠냐. 가끔 취직 안 되는 젊은 사람들이 싼 가게를 찾는 경우만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업계 종사자 한황렬씨는 "2년 동안 학생들 수요가 없다보니 상가들이 회복을 못 하고 있다. 권리금이 낮아지거나 없는 곳도 많다"며 "개학을 해도 당장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정유선기자=지난 4일 오후 고려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주요 상권 한 건물에 '임대(무권리)'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2. 2. 4.

[서울=뉴시스]정유선기자=지난 4일 오후 고려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주요 상권 한 건물에 '임대(무권리)'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2. 2. 4.


상인들은 3월 개학과 더불어 대면수업이 확대되길 바라고 있었다. 현재 서울대와 건국대 등 일부 대학은 오는 새 학기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고려대 등 학사 운영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학교들도 있다.

당구장 업주 김씨는 "개학을 해도 학교에서 수업을 안 하면 의미가 없다"며 "대면수업을 바라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 사장 김씨는 "새 학기 기대는 하고 있는데 교수들이 손님으로 와서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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