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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온난화가 불러온 '연쇄 재난'인가
기후 탓 단정 어렵지만 위험 뚜렷

빙하가 녹는다고 하면 흔히 해수면 상승을 떠올린다. 하지만 빙하 얼음이 사라지는 그곳에서는 또 다른 재난이 시작될 수 있다. 빙하가 후퇴하고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산비탈이 불안정해지고, 무너진 얼음과 암석이 강으로 쏟아져 토석류와 돌발홍수로 이어지는 '연쇄재난'이다. 지난 26일 네팔 북부 라수와와 중국 티베트 접경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가 이런 고산 빙권 재난의 위험성을 다시 드러냈다. 수백명이 숨지고 1000명 넘게 실종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빙하·바위가 강으로…30분 만에 수위 9m 뛴 급류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는 고지대에서 발생한 '빙하·암석 눈사태(ice-rock avalanche)'를 이번 홍수의 유력한 촉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대량의 얼음과 암석이 렌데 콜라 지류로 떨어지며 물과 퇴적물, 거대한 바위를 한꺼번에 밀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무엇이 빙하와 암석의 붕괴를 촉발했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급류의 위력은 수위 기록에서도 드러났다. 트리슐리강 갈치 지점에서는 불과 30분 만에 수위가 최대 9m, 말레쿠에서는 7m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물만 불어난 홍수와 달리 토사와 암석이 섞인 흐름은 이동하면서 하천 바닥과 제방의 흙·자갈까지 끌어들여 몸집과 파괴력을 키운다. 건물과 교량, 도로, 발전시설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이유다. 이번과 닮은 참사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1년 인도 차몰리에서는 거대한 암석과 얼음 덩어리가 리시강가 계곡으로 떨어진 뒤 고속 토석류로 바뀌어 수력발전소와 교량을 휩쓸었고 200명 넘게 숨졌다. 올해 3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환경'에 실린 논문은 차몰리 참사를 사례로 들어 기후가 따뜻해지는 히말라야에서 빙하·암석 눈사태가 어떻게 연쇄재난으로 번질 수 있는지를 짚었다. 연구진은 빠른 빙하 후퇴와 극한 강수, 영구동토 약화 등으로 가파른 산악 사면이 불안정해지면서 이같은 얼음·암석 눈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빙하가 녹으면 산도 약해진다…고산 산사태 규모 30년 새 5배 지구온난화가 위험을 키우는 방식은 단순히 '얼음이 녹아 물이 많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빙하가 물러나면 그동안 얼음과 추운 기후에 묶여 있던 급경사 지형이 노출된다. 영구동토가 녹으면 암반 틈을 붙들던 얼음도 사라진다. 기온 상승으로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비율이 커지는 변화도 산비탈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발표된 연구는 1987~2020년 동부 히말라야에서 발생한 기후 관련 산사태 8607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연간 부피가 약 30년 사이 5배 늘었다. 산사태 발생 지역도 후퇴하는 빙하와 녹는 영구동토를 따라 점차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빙하 자체의 감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에 발표된 국제 공동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빙하는 2000~2023년 매년 평균 2730억톤의 얼음을 잃었다. 2012~2023년의 연평균 손실 속도는 2000~2011년보다 36% 빨랐고, 2000년 이후 전 세계 빙하 얼음의 약 5%가 사라졌다. 녹은 물이 빙하 앞에 고여 만들어지는 빙하호도 또 다른 위험원이다. 지난해 12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연구진이 1900~2020년 전 세계 빙퇴석댐 빙하호 붕괴홍수(GLOF) 609건을 분석한 결과 GLOF의 연평균 발생 빈도는 1981~1990년 5.2건에서 2011~2020년 15.2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발생 추이가 세계 평균기온 변화와 밀접하게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온이 오르자 곧바로 홍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온난화로 빙하가 후퇴하고 빙하호가 커지는 한편 주변 산비탈까지 불안정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약 20년의 시차를 두고 GLOF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네팔 홍수=기후변화 탓' 단정은 아직…위험 커지는 흐름은 뚜렷 그렇다고 이번 네팔 참사를 곧바로 지구온난화가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빙하와 암석이 왜 무너졌는지, 지진 활동이나 최근 기온·강수 등 각각의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를 따지는 정밀한 '귀인 분석'이 필요하다. ICIMOD 역시 기후변화가 히말라야의 빙하와 눈, 영구동토, 산비탈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도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를 통해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원인을 기후변화와 곧바로 연결 짓기에는 정밀한 원인 규명과 귀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 지구적 온난화와 빙하 후퇴로 빙하호 붕괴홍수와 대규모 얼음사태, 빙하성 토석류 같은 위험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 위험이 증폭되는 현상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빙하가 줄어든다고 모든 빙하발 홍수가 갈수록 거대해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네이처 워터' 연구에서 1990~2023년 전 세계에서 보고된 1686건의 빙하호 붕괴홍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빙하호 면적과 잠재적 위험은 커졌지만, 홍수가 발생하기 직전 빙하호의 크기는 지역에 따라 거의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원이 늘고 일부 홍수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과 개별 홍수의 규모가 일률적으로 커지는 것은 별개라는 의미다. 학계 전문가들은 고산지대에서 한 가지 재난만 예측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상류의 빙하와 빙하호, 급경사지를 위성·드론과 수위계·지반변위계·진동센서 등으로 함께 감시하고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기 전이라도 하류 주민의 대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극·북극에 이어 이른바 '제3의 극지'로 불리는 히말라야·티베트고원 빙하 지대에서 시작되는 하천들은 약 20억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하의 변화는 먼 미래 해수면 상승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다. 산 위에서 시작된 변화가 얼음사태와 산사태,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져 수십㎞ 아래 마을과 도로, 발전소까지 덮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참사가 다시 보여주고 있다.

건강 365

"가슴 통증·호흡곤란"…'이 증상' 즉시 병원으로

"가슴 통증·호흡곤란"…'이 증상' 즉시 병원으로

9월 첫째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이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한 번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다. 문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질환임에도 조기증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28일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조기증상 인지율은 60.7%, 심근경색증은 51.5%로 성인 10명 중 4~5명은 조기증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은 ▲식은땀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며 뇌졸중은 ▲얼굴 처짐 ▲팔 힘 빠짐 ▲언어 이상 등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 증상이 나타날 경우엔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허혈성심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이진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허혈성심질환의 증상과 징후는 다양하나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식별이 어렵다"며 "평소와 달리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 중앙의 통증이나 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협심증은 운동이나 과식, 흥분 등으로 심장에 필요한 산소량이 증가할 때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나며, 통증이 목·턱 또는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반면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발생하며, 심한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구토나 위통 등이 동반돼 급성 체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이진호 교수는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빠르게 찾아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피로로 생각해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역시 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심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조직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갑작스러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쪽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마비되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균형장애, 시야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뚫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 의료진의 신속한 평가와 진료가 필요하다. 우호걸 교수는 “뇌졸중은 ‘시간이 곧 뇌’라고 할 만큼 치료가 빠를수록 뇌 손상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증상이 발생한 시간을 기억하고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발생 부위는 다르지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등 공통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진호 교수는 "혈관은 하루아침에 건강해지거나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한다"며 "젊을 때부터 혈압과 콜레스테롤 등을 관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호걸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은 특별한 방법보다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혈관 건강을 점검해 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평소 않던 운동 과하게 하면 독"…'이 질환' 주의

"평소 않던 운동 과하게 하면 독"…'이 질환' 주의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갑자기 시작했다면 횡문근융해증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무더운 날씨에 탈수까지 겹치면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신장 손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은 골격근(횡문근) 세포막이 손상되면서 근육세포 안에 있던 미오글로빈, 크레아틴키나아제(CK), 전해질 등이 혈액으로 유출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외상이나 장시간 근육 압박, 열사병, 일부 약물과 감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황현석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무더운 날씨에 야외활동을 한 후 심한 근육통이나 근육 부종, 힘 빠짐 등이 나타난다면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소변색이 콜라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소변색이 진하게 변하는 이유는 근육이 파괴되면서 혈액으로 유출된 미오글로빈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미오글로빈은 신장에서 세뇨관을 손상시키거나 신장 혈관을 수축시켜 급성 신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황현석 교수는 "더운 날씨나 음주 등으로 탈수가 동반되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신장 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부정맥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근육세포 손상 시 급증하는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CK) 수치가 진단의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혈중 크레아티닌과 전해질 농도를 측정해 신장 기능 저하 여부를 평가하며, 필요에 따라 소변검사로 미오글로빈뇨 여부를 확인한다. 황현석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되면 원인을 신속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라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약물이나 감염, 열사병 등이 원인이라면 관련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 손상 위험이 높다면 정맥 수액을 충분히 투여해 적절한 소변량을 유지하고 신장 기능을 보호해야 하며, 소변량과 전해질 수치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회복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량과 강도를 단계별로 높여가는 것이다. 또 운동 중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해야 하며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격한 운동이나 장시간 야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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