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전기본
뉴시스 기획
건강 365
"소화불량인줄"…혹시, 5년생존율 17%인 '이 암'?
복통이나 식욕 부진, 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수개 월 가량 지속된다면 단순 소화불량 때문이 아닌 췌장암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없던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의 당뇨가 악화되기도 하며 황달이나 이유 없는 체중 감소, 기름진 변을 보는 지방변 등도 나타날 수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위치한 소화기관으로 각종 소화 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해 장내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데, 여기에 생긴 암이 췌장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는 9748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8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하지만 국가데이터처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서는 폐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률이 높은 암으로 꼽힌다. 2019~2023년 전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3.7%인 데 비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7.0%에 그친다. 1993~1995년의 5년 생존율보다 6.3%p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주요 암 가운데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암 중 하나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당뇨병, 만성췌장염, 가족력, 육류와 지방이 많은 식습관 등이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흡연은 현재까지 알려진 췌장암 위험요인 중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2~3배 높으며, 흡연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췌장암은 전체 발생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역시 췌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뇨병 자체가 췌장암의 위험요인인 동시에 췌장암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복통, 황달,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특별한 원인 없이 성인 당뇨병이 새롭게 발생한 경우에는 췌장 질환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췌장염도 췌장암의 주요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만성췌장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지나친 음주 역시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완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가족력은 췌장암 발생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인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이 6.4배, 3명인 경우에는 32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주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발견 시점에 따라 예후에 큰 차이가 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5년 상대생존율은 암이 췌장에 국한된 단계에서 47.8%지만, 주변 장기나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에서는 23.5%로 낮아진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2.4%에 불과하다. 문제는 췌장암이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다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처음 진단받을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20~30%에 불과해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암에서 비교적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가 식욕부진이다. 복통이나 황달과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수개월 전부터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식욕부진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일시적인 식욕부진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복통은 췌장암 환자의 약 70%에서 나타나며, 주로 명치 주변을 포함한 복부 중앙과 위쪽에서 발생한다. 통증이 지속되면서 등 쪽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병원을 찾기 1~3개월 전부터 가벼운 복통이 시작됐다가 점차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황달은 췌장암 환자의 약 50%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한 경우 담관을 막아 황달이 비교적 일찍 나타날 수 있어 복통에 비해 췌장암을 발견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췌장암은 암의 진행 정도와 위치, 환자의 전신 상태 등에 따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한다. 이 가운데 수술은 현재까지 췌장암에서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종양이 췌장에 국한돼 바로 절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 뒤 보조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췌장 머리와 십이지장, 담도, 담낭 등을 함께 절제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 췌장 몸통이나 꼬리 부분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부위와 함께 비장이나 좌측 부신 등을 절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이 어려운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도 치료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진행을 억제한 뒤 수술을 시행하는 선항암 치료를 통해 과거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도 수술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완배 교수는 "과거에는 원격전이뿐 아니라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도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수술을 하더라도 암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종양을 줄이거나 진행을 억제한 뒤 수술을 시행하는 치료 전략이 활용되면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서도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3기 이상의 췌장암도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치료 후에도 재발 여부를 면밀히 추적 관찰해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흡연은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만큼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나친 음주를 피하고, 적색육이나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한편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당뇨병과 만성췌장염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여러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한 검진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김완배 교수는 "흡연과 가족력 등 췌장암 위험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며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지만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술 후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으므로 췌장암을 진단받았더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슴 통증·호흡곤란"…'이 증상' 즉시 병원으로
9월 첫째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이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한 번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다. 문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질환임에도 조기증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28일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조기증상 인지율은 60.7%, 심근경색증은 51.5%로 성인 10명 중 4~5명은 조기증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은 ▲식은땀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며 뇌졸중은 ▲얼굴 처짐 ▲팔 힘 빠짐 ▲언어 이상 등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 증상이 나타날 경우엔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허혈성심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이진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허혈성심질환의 증상과 징후는 다양하나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식별이 어렵다"며 "평소와 달리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 중앙의 통증이나 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협심증은 운동이나 과식, 흥분 등으로 심장에 필요한 산소량이 증가할 때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나며, 통증이 목·턱 또는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반면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발생하며, 심한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구토나 위통 등이 동반돼 급성 체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이진호 교수는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빠르게 찾아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피로로 생각해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역시 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심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조직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갑작스러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쪽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마비되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균형장애, 시야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뚫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 의료진의 신속한 평가와 진료가 필요하다. 우호걸 교수는 “뇌졸중은 ‘시간이 곧 뇌’라고 할 만큼 치료가 빠를수록 뇌 손상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증상이 발생한 시간을 기억하고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발생 부위는 다르지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등 공통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진호 교수는 "혈관은 하루아침에 건강해지거나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한다"며 "젊을 때부터 혈압과 콜레스테롤 등을 관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호걸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은 특별한 방법보다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혈관 건강을 점검해 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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