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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뚜렷한 盧에 정치 셈법 복잡
文대통령, 추모 메시지 고민 깊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 속에 고심한 흔적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서거(逝去)라는 표현마저 절제한 데에서 고인을 둘러싼 문 대통령의 복잡한 심경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 메시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첫 메시지가 타계 소식이 전해진 뒤 만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야 나올 수밖에 없던 데에는 여러 복잡한 맥락을 깔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면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등의 일정으로 내부적으로 논의할 물리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가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주재한 내부 참모진 회의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첫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비서관실별로 메시지 수위를 비롯해 장례 방법·조문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A·B안 복수 형태로 제시하고 문 대통령이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의 을지국무회의 및 제46회 국무회의를 앞둔 시점에 '노 전 대통령에 국가장 계획안'이 긴급 논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김 총리는 사전에 준비했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급하게 수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이번 장례를 국가장으로 하여 국민들과 함께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예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무회의에서 국무총리를 장례위원장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을 장례집행위원장으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장 방침이 공개됐다.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장례 절차의 특성상 국가장 여부를 먼저 결정한 뒤, 시간 차를 두고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셈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적인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오늘 추모 메시지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고인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가 진영 별로 엇갈리는 복잡한 상황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국가장 여부를 놓고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 예우를 갖춘 것과는 별개로, 조문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방정균 시민사회수석 3명이 가기로 결정된 것도 정치적 파장까지 다각도로 고려한 고민의 산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메시지에서 직접 거론했듯 노 전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12·12 군사쿠데타 주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는 등 현대사의 그늘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재임 기간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상징인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관련 역사적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87민주항쟁의 상징인 4선 중진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한 게 좋다. 12·12 쿠데타에 연루된 건 사실이고, 그 문제로 인해 법원의 판결도 받았다"며 국가장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북방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이라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성과 역시 별도의 고민 지점이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북방정책과 그 결과물인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나아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도 노 전 대통령이 노력한 결과로 이뤄진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역사적 과오와는 별개로 이런 점은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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