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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흉기소지죄' 입건까지 됐는데
구월동 칼부림 왜 막지 못했나

인천 남동구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가 지난달에도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로 경찰에 입건됐으나, 불구속 수사를 받다가 이번 범행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는 반복되는 이상동기 강력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를 신설했지만, 이번 참극을 막지 못했다. 칸막이 행정으로 인한 경찰과 보호관찰소 간 정보 공유 시차, 인력 부족 등 제도적 공백과 한계가 문제로 거론된다. 15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남동구 구월동의 복합상가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0명을 다치게 한 A(59·남)씨에게 살인미수 등 9건의 범죄 전력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5년 2월 이혼한 전 부인을 흉기로 찔러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올해 8~9월 인천의 한 병원 앞에서 진료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 계양경찰서에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나아가 A씨는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보호관찰이란 범죄인을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면서 보호관찰관을 통해 준수사항을 지키게 하는 제도다. 이번 범행 당시 A씨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이처럼 여러 개의 전과를 보유하고, 보호관찰을 받으며 흉기소지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던 A씨가 이번 범행에 이르렀단 사실이 알려지자 고위험 대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23년 신림역·서현역 살인 사건, 2024년 일본도 살인 사건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가 이어지자 정부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신설을 추진했다. 강력 사건이 발생하기 전 전조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법으로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특수협박죄는 피해자가 특정되고,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했다. 흉기의 경우 '숨겨서 소지한 경우'만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해 최대 10만원의 벌금 부과가 가능했다. 지난해 4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신설되면서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공중의 불안감을 일으킬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가 가능해졌다. 주거가 일정한 경우에도 체포할 수 있고, 범행도구 압수가 가능해졌단 점도 차이점이다. 하지만 A씨가 무차별 흉기난동을 벌이기까지 과정에서 어떤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법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보호관찰소 간 실시간 정보 공유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의 원인으로 우선 지목했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현장에서 입건한 피의자의 전과 정도는 확인할 수 있지만, 재범의 위험성 등을 당장 판단하긴 어렵다"며 "그래서 보호관찰소와 경찰 간 정보 공유가 더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사건 처리 시 피의자가 보호관찰 대상인 것으로 확인되면 관할 보호관찰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안에 따라 1~2주가량 통보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보호관찰 제도는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인력은 부족하고, 전자장치(전자발찌) 기술 고도화 작업도 지지부진하다"며 "인력이나 예산을 확대하는 데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범죄 고위험군을 사전에 완벽히 걸러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성원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일에 사회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형사·사법체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료·복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흉기소지죄가 신설돼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단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흉기 난동 사건 특성상 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흉기를 소지했다는 것만으론 구속의 사유로 인정되지도 않고, 정신질환에 의한 경우가 많다"며 "경찰의 현행 응급 입원만으론 전문성과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 다른 의료기관, 지자체 등과 연계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 365

"평소 건강했는데" 마라톤 중 심정지…원인은?

"평소 건강했는데" 마라톤 중 심정지…원인은?

최근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참가한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지점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의료계에도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성인이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에 이른 사례가 보고됐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 '건강한 성인에서 마라톤 경기 중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증 2예(KCI 등재)'에는 마라톤 도중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 2명의 사례가 소개됐다. 두 환자 모두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았다. 첫 번째 환자인 A(48)씨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특별한 병력이 없었다. 심정지 발생 2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심전도와 혈액검사 결과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가족 중 심장질환을 앓은 사람도 없었다. 음주와 흡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A씨는 마라톤 경기 중 약 31㎞ 지점에서 의식을 잃었다. 현장에서는 스스로 호흡하지 못했고 혈압도 측정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과 함께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 결과, 전기 충격이 필요한 부정맥이 확인됐다. 한 차례 충격을 시행한 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회복했다. 타 병원을 경우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전원된 후 시행한 심전도 검사에서는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심장 박동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의 수축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조영술에서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의 한 부위가 혈전과 함께 90% 이상 좁아져 있었다. 혈전은 혈액이 굳어 만들어진 덩어리다. 의료진은 풍선으로 좁아진 혈관을 넓힌 뒤 약물이 방출되는 스텐트를 넣어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았다. A씨는 입원 중 추가적인 흉통 없이 회복해 퇴원했다. 두 번째 환자인 B씨는 61세 남성으로, 통풍성 관절염 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병력이 없었다. 과거 심전도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B씨 역시 마라톤 경기 중 약 33㎞ 지점에서 의식을 잃었으며,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고 혈압도 확인되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자동심장충격기로 한 차례 충격을 시행한 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회복했다. B씨는 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응급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았다. 심전도에서는 ‘ST분절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ST분절은 심전도에서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나타내는 파형 중 하나로, 이 부분이 상승하는지는 심근경색의 유형을 구분하고 진단하는 데 활용된다. ST분절이 상승하지 않았다고 해서 심근경색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소속인 논문 저자들은 선행 연구를 인용해 격렬한 운동 중 발생하는 급성 심장사가 기존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운동 자체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라기보다 기존에 있던 심혈관계 질환이 격렬한 운동을 계기로 드러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운동 중 발생하는 심혈관계 사건은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구조적 이상이 기존에 있었던 경우 발생률이 높았다"며 "이러한 이상은 나이와 관련해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35세 미만에서는 심근증이, 35세 이상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또 "이번 증례는 특별한 과거 병력이 없고 평소 마라톤 경기를 여러 차례 완주하며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던 환자들에게서 마라톤 경기 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경우"라며 "마라톤과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 전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년 이상에서는 정기적인 심장 검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심장사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평소 기저질환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도 관상동맥 협착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격렬한 운동을 하기 전에는 자신의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계는 "이 논문은 마라톤 도중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 2명을 다룬 증례 보고다"라며 "최근 서울레이스 참가자의 사망 원인이 심근경색증이나 다른 심혈관계 질환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두 사례만으로 마라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니 비만약 오남용"…국감서 드러난 '사각지대'

"이러니 비만약 오남용"…국감서 드러난 '사각지대'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종류가 다양해지고 급여화가 추진되는 등 접근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작용을 파악하고 오남용을 감시하는 체계는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위고비·마운자로 등에 이어 국내에서도 GLP-1 계열 신약이 출시되고 국내로 치료제를 도입하는 등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 커지고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국내에서 100% 비급여를 적용하고 있는 위고비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 추진에 나섰다. 현재 위고비는 20만원대다. 의료계에서는 중증 환자 등에게 약값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주 위고비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 결정신청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신청은 비만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고도비만이면서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신약 '에페'(EPPE)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되는 주사제로 해당 의약품을 승인했다. 에페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GLP-1 비만치료제다. 에페는 한국인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에 최적화된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의 치료제에 대한 국내 도입에 나선 기업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기업 제테마는 최근 글로벌 계약사 닥터레디와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 비만치료제의 국내 라이선스·공급 계약을 했다. 이번 제품은 비만 치료를 위한 프리필드 펜 제형 완제의약품이다. 제테마는 닥터레디로부터 국내 품목허가 취득에 필요한 기술문서와 완제품을 받아 추후 자사 상표로 국내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재심사 기간이 끝나는 오는 2028년 4월 이후 국내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과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이 비만치료제가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상용화되면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보고와 오남용 감시 체계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식약처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에 대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무조정실에서 규제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치료제들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는 경우, 정부가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지정한 개설 약국에서도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아울러 용기나 포장, 첨부문서에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문자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넘어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도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 보고 등 사후 관리 문제점과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이른바 '셀프 처방' 등 오남용 실태 등이 거론되며 '규제 사각지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신약 개발 등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결론적으로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발 속도에 맞는 규제도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부작용 보고와 처방 실태를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환자 보호는 물론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제약기업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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