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없이 암 진단 '방사성의약품'…치료용도 개발 중
침습적인 조직 생검 없이 진단 가능
진단 넘어 암 표적 치료용 방사성의약품도 개발 중
퓨쳐켐·듀켐바이오 상용화 및 임상연구
방사성의약품 전립선암 진단제 FACBC (사진=듀켐바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신체 조직 일부를 떼어내는 조직검사 없이도 조기에 암 진단을 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진단을 넘어 치료용으로도 개발 중이다.
방사성의약품이란 진단 혹은 치료용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이 동위원소를 질병 부위로 옮기는 '물질'이 결합한 의약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립선암에 과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하는 펩타이드에 진단용 동위원소를 붙인다. 이 방사성의약품을 몸에 주입하면 암세포에 찾아간 동위원소가 빛을 뿜어내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 CT)를 통해 진단된다.
기존에는 암 진단 시 내시경을 이용하거나 침습적인 방법으로 신체 조직 일부를 떼어내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큰 편이었다.
반면 방사성의약품은 정맥에 약물을 주사해 영상진단 기기로 확인하기 때문에 환자 불편이 덜하다. 또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빠르고 정밀하게 암 병변을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다. 짧은 반감기로 수 시간 내 소멸하고 일부는 물이 돼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진단 시 몸에 별다른 무리를 주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림프절 등 전신으로 전이되는 재발 암 진단에도 잘 활용된다. 방사성의약품은 생화학적 변화를 세포나 분자 단위로 세밀하게 보여주는 특징이 있어 일반 영상 진단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위, 발병 초기의 암도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암 진단 방사성의약품으로는 전신 암을 진단하는 퓨쳐켐의 'FDG', 전립선암의 재발·전이를 진단하는 듀켐바이오의 'FACBC' 등이 있다.
이 중 FACBC(제품명 18F 플루시클로빈)는 지난 달부터 국내 공급이 본격화됐다. 재발 또는 전이가 의심되는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용 중이다.
전립선암은 재발 시 림프절을 통해 전신과 뼈로 전이되기 쉬운데,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하면 환자 불편을 덜면서도 보다 정확하게 재발과 전이 여부를 판별할 것으로 회사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퓨쳐켐도 전립선암 진단을 목적으로 한 방사성의약품 'FC303'를 개발 중이다.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서 전립선암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PSMA 단백질을 표적해 암세포를 추적 관찰하는 표적조영제다. 국내 및 오스트리아에서 임상 3상 중이고 미국 1상을 완료했다.
진단을 넘어 직접 암 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도 한창이다. 퓨쳐켐은 진단용 FC303을 치료 목적으로 바꾼 전립선암 치료제 'FC705'를 개발 중이다. 국내 임상 2상, 미국 1·2a상 중이다.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에 위치한 암이나 전신에 퍼진 전이성 암도 표적해 파괴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기대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하면 암을 조기에 발견해 환자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치료 경과를 정확하게 판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표적 치료가 가능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상용화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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