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된 이세돌 "AI가 인간의 감성·창의력 완전히 대체할 수 없어" [일문일답]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 임용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이세돌 9단이 11일 강의에서 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2025.04.11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1/NISI20250411_0001815558_web.jpg?rnd=20250411150603)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이세돌 9단이 11일 강의에서 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2025.04.11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학생들에게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닌, AI와 인간의 창의적 사고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11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열린 특임교수 임용 기자간담회에서 이세돌 9단은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을 거둔 바둑계 전설이다. 지난 2월에 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그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AI와 인간의 창의적 사고 융합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이세돌 교수는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맡았다. 격주 금요일마다 학생들과 만나는 그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UNIST 특임교수 직을 수락한 배경은.
"작년 9월, UNIST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특강에서 UNIST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인연을 계기로 많은 학생들과 함께 제가 경험한 것들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학기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KTX를 타고 내려와 6시간씩 강의를 하게 됐다.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지난해 9월 26일,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UNIST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UN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UNIST 학생들을 만난 소감과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
"UNIST에서 AI와의 융합을 통해 바둑의 과학적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흥미롭다. 학생들에게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닌, AI와 인간의 창의적 사고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싶다. 강의가 거듭될수록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은 향상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맡았는데, 어떤 내용의 수업인가.
"이 수업은 학생들이 보드게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논리적 사고와 팀워크를 키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실용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I의 발전이 바둑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었다고 생각하는가.
"AI의 발전으로 바둑의 본질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바둑을 두는 것이 예술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바둑의 분석이 더 과학적으로 변화했다. AI는 바둑을 학습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인간만의 직관과 창의적 사고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알파고 개발자 허사비스와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AI가 바둑에 끼친 영향을 두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바둑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AI와 인간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허사비스와 같이 탐구하고 싶다."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이 AI의 분석력과 연산 능력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AI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연산 능력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수, 즉 최대의 효율을 찾아낸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바둑을 두며, 때로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수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직관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를 둘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AI는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정확성을 가지지만, 그 창의성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이세돌 9단이 11일 강의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5.04.11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1/NISI20250411_0001815556_web.jpg?rnd=20250411150322)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이세돌 9단이 11일 강의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5.04.11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I가 실제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AI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연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AI와 인간은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다. AI는 계산과 분석에서 뛰어나지만, 인간은 창의력과 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AI는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력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될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의 창의성을 습득했다고 보는가.
"아직 AI는 창의성을 습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지만, 인간이 가지는 창의적 사고는 단순히 데이터를 넘어서 감정과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따라서 AI가 이를 완전히 습득했다고는 할 수 없다. AI는 뛰어난 분석력을 가지고 있지만, 창의성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AI를 능가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I는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일부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예술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며,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경험과 감정이 예술을 만들어낸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할 수 있지만, 인간만의 고유한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인간만이 가진 요소인 감정과 소통을 기반으로 AI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한 말씀.
"AI 시대에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점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AI와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AI는 뛰어난 부분이 있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따라서 AI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의 특성을 살려서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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