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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이란 호칭 싫다"… 미 중남미 출신 주민, 모국 출신으로 불리기 원해

등록 2012.04.05 10:07:25수정 2016.12.28 00: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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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차의영 기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히스패닉 계열 국민 대다수가 미국 정부의 '히스패닉'이나 '라티노' 같은 호칭보다는 자신의 뿌리인 모국인으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다고 4일 퓨 히스패닉 센터(Pew Hispanic Center)가  2011년 11~12월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보고 했다.

 특히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쿠바 등 문화적으로 출신국에 대한 뿌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51%가 거기에 속했다. 또한 조사 대상자 중 4분의 1은 자기를 라티노, 혹은 히스패닉이라고 인식하고 5분의 1은 미국인이라고 여긴다고 응답했다.
 


 미국민 중 히스패닉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무려 5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에 대한 히스패닉이나 라티노란 호칭은 오래 전부터 단일 종족으로 부를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최근 흑인 소년에 대한 총격 사건의 후유증으로 미국 내에서는 매우 복잡한 구성을 갖고 있는 히스패닉에 대해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총을 쏜 조지 짐머만의 부친은 백인이지만 모친이 페루 계열의 후손인 히스패닉이었기 때문이다.

 경찰과 언론에선 범인을 초기에 백인이라고 보고했지만, 짐머만의 부친은 아들의 모계가 밝혀진 뒤 "스페인어 사용 소수민족" 따위의 인종차별적인 묘사로부터 아들을 보호하려고 애썼다.

 미국 내에서 백인, 흑인, 아시아인은 모두 별개의 인종 그룹으로 구별하고 있지만 히스패닉은 소수민족들의 혼합 그룹이다. 즉 공통의 언어, 문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공통적인 인종은 아니라는 의미다. 흑인, 백인, 아시아인, 미국 인디언, 스페인 식민지였던 다른 지역 출신 사람들이 모두 섞여 있는 것이다.



 1800만 명에 달하는 라티노는 정부의 인구조사 시엔 '기타 인종'으로 분류되며 히스패닉은 별개 인종이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하지만 대다수 라티노가 자신을 백인으로 인식하고 있어 미국의 백인 인구는 그만큼 부풀려져 있다.

 퓨 히스패닉 센터의 조사에서도 3분의 1 이상이 자기는 백인이라고 답했고, 자기가 '기타 인종'이거나 히스패닉임을 자인한 사람들은 절반 정도였다.

 '히스패닉'이란 용어가 미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 연방정부의 인구센서스 때부터였다. 그후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히스패닉 인구가 폭증하면서 민권운동의 각성기를 거쳐 1980년대에는 "히스패닉은 여러 조각이 아니라 한 개의 집합체"라는 의식이 굳어졌었다.

 그러나 라틴 문화 전공학자이며 "히스패니다드(스페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를 낸 이언 스태반스 교수는 이제 그들이 1950년대의 호칭처럼 각자 출신국 또는 조상의 나라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조지 짐머만의 경우처럼 혈통과 출신을 두고 이론이 분분한 미국인들은 과연 어디에 속한다고 분류하는 것이 옳을까? 자신도 멕시코에서 출생했으며 동유럽 출신 유대인 가문 후손인 스태반스 교수는 그처럼 복잡한 혈통의 이민들이야말로 "바로  현대 미국의 최중심부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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