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변호사' 배의철, 올해의 법조인상 고사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대리인으로 헌신해온 배의철(37·사법연수원 41기) 변호사가 자신에게 수여된 '올해의 법조인' 수상을 고사했다.
배 변호사는 29일 입장자료를 내고 지난 21일 법조언론인클럽(회장 정동식 경향신문 부사장)이 수여한 '2014 올해의 법조인' 수상을 고사하고 시상식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 변호사는 입장자료에서 "지난해 11월11일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환경 악화로 잠수사 안전이 위험에 처하자 실종자 9명을 끝내 찾지 못한 채 수중수색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며 "진도에서의 11월11일을 잊지 못한다. 아직까지도 가족의 고통과 마음을 함께하기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팽목항에 머무르며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피붙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법률대리인으로서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려야 했던 저는 그 단장(斷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죄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 변호사는 "304명이 희생된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우리 모두는 아직 세월호를 기억하고, 더 울고,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해야 하며 더 함께해야 한다"며 "세월호의 아픔이 '올해의 법조인상'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이 같은 취지로 정중히 고사의 뜻을 전달했었다"고 전했다.
배 변호사는 "법조언론인클럽에서 제 취지에 공감해 '상'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올해의 법조인'으로 변경했지만 '상'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고 고사 이유를 전했다.
배 변호사는 아울러 "아직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인양을 통해 실종자를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실조자 가족들이 평생을 고통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지 않도록 단 한 명의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주기를 정부에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배 변호사는 "부족한 저를 '올해의 법조인'으로 선정해주신 법조언론인클럽에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 마음을 깊이 새겨 사회의 빛이 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마무리했다.
앞서 법조언론인클럽은 지난 21일 2014 올해의 법조인으로 배 변호사와 박주민(42·35기) 변호사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직후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 파견으로 진도체육관에 내려가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해왔다.
법조언론인클럽은 이날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배 변호사를 비롯한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을 열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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